인간과 자연의 근원적인 문제와 한국성을 찾아 전국의 산하를 다니며 발견한 답을 제주에 선보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오재환 제주대 교수(미술전공)의 개인전 '산하(山河)'가 도남동(신성로)에 위치한 갤러리비오톱에서 21일까지 개최된다.

'산수화' 하면 전통 한국화의 기법을 떠올리기 쉽지만 작가의 작업방식은 전통 한국화의 기법과는 조금 다르다. 한국화에서 주로 사용하는 한지 대신 캔버스 위에 천과 지푸라기 등의 오브제를 바르고 두드려 산과 암벽의 입체감을 표현한다. 이후 장지를 발라 도침작업을 하고 착색을 돕기 위해 호분(조개가루)을 덧칠한다. 끝으로 장지를 긁어내 채색한다.

서양화에서 주로 사용되던 재료를 혼용해 한국의 산수를 표현한 작품은 관람객에게 한국의 고전적 정신에 현대적 정서가 담긴 오묘한 감각을 전달한다.

"현대에 몸 누인 인간의 '자연으로의 회귀본능'을 표현하고자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작품을 접한 사람은 주변의 산하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오랜 시간 같은 주제로 자신의 답을 찾아 작품활동에 매진해 온 작가의 이번 전시에서는 단단하게 연마된 완숙미를 찾아볼 수 있다. 김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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