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상의 조사 결과 과일류·가공품 약세, 육류 약보합세
가을 장마 등 영향 채소·수산물 강세…전통시장 이용 유리

지난 가을장마와 세 차례 태풍 영향으로 식탁 물가가 들썩이기는 했지만 전통시장을 이용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예산 범위에서 설 차례상을 차릴 수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상공회의소는 설 명절을 앞둬 도내 재래시장을 대상으로 제수용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23만4900원으로 지난해(23만5130원)와 비슷할 것으로 집계했다.

과실류 7품목과 채소류 7품목, 육류와 해산물 등 6품목, 기타 가공식품 6품목 등 총 26개 품목에 걸쳐 조사한 결과다.

비 피해 등으로 작황이 부진한 신선채소류가 전년 대비 가격 상승폭이 컸다. 육류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낮았지만 수산물 가격이 강세를 보이며 1년 전보다 부담을 키웠다. 사과와 감귤 가격 하락으로 과일 제수 준비는 비교적 원만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공식품류도 대부분은 하락했다.

과일류 중에서 감귤이 지난 설과 비교해 17.0% 정도 가격이 내려갔다. 이른 추석으로 저장물량에 여유가 있던 사과 가격 2.5%도 내렸고 배는 전년 설 수준의 보합세를 보였다. 과일 7품목을 차례상에 올릴 만큼 준비하는 데 걸리는 비용은 5만6050원으로 지난해 5만7160원에 비해 1.9% 줄었다.

채소류는 고사리(국산)를 제외하고 가격 상승폭이 컸다. 생산량 하락과 상품 감소 영향으로 애호박만 지난해 설과 비교해 19.0%(1개 2000원→2380원) 올랐다. 무도 2㎏ 1개를 기준으로 2180원에 판매되는 등 지난 설(1850원) 가격 보다 17.8% 상승했다.

시금치와 대파 등 잎채소류 가격이 비교적 강세를 보였다.

육류 중 소고기(산적용·등심) 가격이 0.6% 하락했고 돼지고기(오겹)은 0.7% 올랐다. 계란가격이 1.9% 상승했다. 제주지역 차례상 필수 품목인 옥돔(국산)이 지난 설에 비해 9.4% 몸값이 뛰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사과 가격은 당분간 약보합세를, 배는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명태와 명태포는 러시아산 냉동 명태 수입 감소로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 물가 관리를 위한 정부 비축 물량 방출 영향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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