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 화백 '유럽기행' 특별기획전
도령로 현인갤러리서 30일까지
50여년 캔버스를 노닐었던 붓 끝에 유럽이 옮겨졌다. 시간이 주는 공력이 공간의 깊이를 더한다. 보이는 것 이상의 무엇이 마치 이른 봄만 같다.
전업작가로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심사위원을 역임한 음영일 화백이 '유럽 기행'을 챙겨 제주를 찾았다.
30일까지 현인갤러리의 올 첫 특별기획전을 위해 음 화백이 챙긴 것들은 지난해의 추억이다. 유럽 스케치 여행을 담은 작품 30여 점이 여유로움을 전한다. 사실적 풍경화를 주로 그리는 음 화백은 짧고 간결한 붓터치로 글을 쓰듯 화면을 담아낸다.
유럽의 아름다운 정경은 이미 알고 있지만 음 화백이 전하는 것은 어딘지 달라 이국적인 느낌을 더한다.
눈 앞의 정경만이 아니라 당시의 소회나 캔버스 너머 공간을 상상하게 만드는 묘한 힘을 뿜어낸다. '지난'이라고 했지만, 유럽이란 다른 공간이지만 '이미, 봄'이란 느낌이 친근감을 더한다. 봄이 그렇다. 생동하는 기운을 뿜어내지만 그 안에 더 무엇이 있는지 여간해서는 보여주지 않고 굳이 찾아보게 한다.
김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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