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연이은 사퇴…도 문화정책과장만 2년 사이 4번 교체 등
이사장 사퇴 전 인사 승인…감사 진행 중 졸속 추진 등 내부 반발도

'문화예술의 섬'이라는 제주 문화정책의 구심점이 흔들리는 등 방향성 상실 우려를 낳고 있다.

문화 분권 시대에 맞춘 비전 제시와 문화예술 협업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할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이사장 임기 중 사퇴와 조직내 갈등 미봉합 등 리더십 부재에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사전 예방하고 관리 감독해야 할 제주도 문화정책 담당이 수시로 바뀌는 것도 모자라 이번 인사에서도 '반년' 책임을 예고하는 등 난맥상을 드러냈다.

지난 10일 고경대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이 임기 9개월을 남기고 물러났다. 신병 등의 이유가 있기는 했지만 앞서 지난해 12월 문화예술재단 중기 전략 구상을 위한 집담회를 진행했는가 하면 올 들어 인권경영의 해 선언과 문화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밝혔던 만큼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공간사업기획단 TF팀을 구성하는 내용의 인사를 단행하며 논란을 자초했다. 

재단 내부에서도 고민은 많았다. 예술공간 이아·산지천갤러리에 이어 오는 3월 개관하는 예술곶 산양 등 4개 공간을 운영할 공간사업기획단이 필요하다는 주문과 더불어 2월 업무보고를 앞두고 기본적인 구상이라도 짜야 하는 등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었다. 계약직 비중이 높다 보니 업무 숙련도에 있어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인사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해당 직원이 지난해 재단 내 성희롱 문제 처리와 관련해 보직 해임을 받은 상태로, 이사장 명의로 도감사위원회에 청구한 '성희롱 고충사건 처리 관련 규정 위반 및 인사위원회 운영의 부적정 여부'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인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입방아에 올랐다.

내년 출범 20주년을 앞두고 있는 재단이 수차례 이사장 역할론과 조직 관리 한계를 드러내면서 대대적인 경영 진단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재단 내홍은 관리감독 기관의 관심 소홀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문화예술재단 위탁사업과 예산 증액 등에 대한 도의회와 마찰을 비롯해 한짓골 아트플랫폼 사업 논란 등을 겪는 문화정책과장 자리는 1년을 지키지 못하고 바뀌었다. 최근 2년 사이 6개월 간격으로 사람이 바뀌면서 문화예술계 안팎에서 '명함을 받고 고개를 돌리면 바뀐다'는 자조섞인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인사에서도 문화체육대회협력국장이 이미 '6개월'을 예고한 상태로 배치되는 등 소통 부재로 인한 체증과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새 재단 이사장 공모는 이르면 다음달 초 진행될 예정이다. 공모를 위해 이달말까지 제주도지사 추천 1명, 제주도의회 추천 1명, 문예재단 추천 3명, 제주예총 추천 1명, 제주민예총 추천 1명 등 총 7명으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공모 이후 논의를 통해 2명의 후보를 선발한 후 제주도에 보고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김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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