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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포럼] 제주감귤, 희소가치 높이는 방안 모색김창식 제주국제대학교 명예교수
김창식
입력 2020-01-20 (월) 20:11:10 | 승인 2020-01-20 (월) 20:18:11 | 최종수정 2020-01-20 (월) 20:12:42

생명을 길러내는 것을 양생(養生)이라 한다. 체력단련과 마음수련 외에도 영험의 기운을 받아 음식을 잘 섭취하게 하는 게 양생법이다. 도가에서는 양생법을 통달한 자를 방사(方士)라 한다. 방사 중에 득도하면 신통하게도 신선(神仙)경지에 이르게 된다. 신선은 신선계에서 산다. 그곳은 항상 공기와 물이 맑고 상쾌하며 경치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근심 걱정이 없이 늘 기쁨과 행복이 넘치는 이상향의 별천지(paradise)이다. 

고대로부터 중국인들은 아득히 먼 동쪽 바다 한가운데 삼신산이 있다고 믿었다. 그들이 신봉한 삼신산 중에 유독 영주산(한라산)에는 신선이 산다고 여겼다. 사마천의 사기에, 기원전 221년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은 서복이라는 방사를 시켜 영주산에 가서 신선을 만나 불로초를 구해 오도록 했는데 서복은 천신만고 끝에 영주산에 당도하여 암고란(시로미)과 황금열매 등을 얻고는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일본에 당도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일본서기(720년)에도 영주산 황금열매 얘기가 나온다. 어느날 수인천황은 사신 다지마모리(田道間守)에게신선이 사는 이상향의 나라에 가서 영험한 향과(도키지쿠노카쿠노미:非時の香菓)를 얻어 오라고 명하자, 다지마모리는 영주산을 찾아 그것을 구해서 수년만에 귀국했는데 이미 천황은 세상을 뜨고 말았다. 당시 다지마모리가 영주산에서 가지고 간 비상한 약과는 바로 향기 그윽한 황금색 밀감이었다. 오래전부터 일본 궁중에서는 제주밀감을 불로장생의 영약으로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지금 그 위상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일찍이 일본에서는 식물학자들을 내세워 제주 원종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였다. 그들의 연구노력에 의해 다지마모리가 씨를 뿌린 제주밀감은 어느덧 품종개량과 육종연구사업을 통해 고부가가치 경제작물로 키웠다. 해방 후 품종개량감귤이 오히려 일본에서 제주로 유입되면서 대표 농작물로 각광받게 되었다. 그러나 근년에 들어와서 외래종 밀감 밭을 경작하는 농가수가 늘어나고, 사계절 외국에서 유사과일이 대량 수입되는 바람에 정작 제주감귤은 공급과잉으로 판로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수요측면의 소비자들이 제주토종의 깊은 신맛을 외면하는 바람에 밀감농가에서는 저마다 자생지 감귤나무를 잘라내고 맛과 생김새 좋은 개량종 생산에 너도나도 뛰어 든 것이다.

이런 와중에 기후변화 영향으로 내륙에서도 하우스밀감이 출하되면서 점점 제주감귤이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지난해 잦은 태풍과 호우로 인해 노지감귤은 대체로 모양이 곱지 않고 당도가 떨어진 편이다. 가뜩이나 가격폭락과 소비부진으로 감귤농가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관계기관에서는 이수단저수단 다 써가며 애를 쓰고 있지만, 감귤농가의 시름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앞으로 제주감귤의 우수성과 차별성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다면 산업으로서의 명맥을 이어나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희소가치를 높일 수 있는 묘안을 찾아야 할 때이다.

감귤농가에서 지금까지 재배하는 생산 및 유통방식을 한꺼번에 확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감귤산업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는 상황에 직면하여 감귤육성정책을 혁신해 나가야 한다. 혁신 방향으로는 건강과 관광을 중시하는 시대흐름에 비추어 양생품종으로 육성하는 길을 찾아 봐야 할 것이다. 가령, 양생환경이 비교적 양호한 밀감자생지를 찾아내어 스마트팜 형식의??바이오관광특구를 지정해서 사람들을 현장으로 끌어들여 소득증대에 기여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고, 아울러 특구내 토종감귤에 대해서는 철저한 인증과정을 거쳐 지정된 곳에서만 약과로 보호받으면서 맞춤형 명품으로 한정 판매하는 지원 방안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창식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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