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철 디지털편집팀 차장

올해 겨울 들어 한반도 연안에 유난히 고수온이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국 어민들이 '난리'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관측한 연안수온을 보면 동해 12∼16도, 남해 12∼18도, 서해 4∼12도, 제주 16도 가량으로 평년보다 높은 수온을 보이고 있다.

제주는 평년보다 1.7도 높고, 특히 동해의 경우 1∼3도나 기온이 높아졌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지만 한반도 연안 수온이 1도 이상 치솟았던 2007년이나 1979년의 고수온 현상과 비교될 만큼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겨울에도 고수온 현상은 있었지만 올해는 더 심한 상황이다.

고수온 현상이 발생한 원인으로는 올 겨울 한파 실종과 대마 난류의 강한 세력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에 제주를 포함한 전국의 어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제주의 경우 특산어종인 방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지난 14일 방어 주산지인 모슬포에서 판매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제주에서 사라진 '겨울 대방어'는 이제 경북 울진과 영덕 일대로 주산지를 옮겨갔다.

유통비로 강원도와 경쟁이 어려운 상황에 일본산 방어까지 수입되다보니 방어 잡이 어선들은 어쩔 수 없이 방어 대신 쥐치나 멸치조업에 나서고는 등 고수온 현상은 어업지도까지 바꾸고 있다.

타 지역 사정도 마찬가지다. 전남 해남에서는 찬 바닷물에서 잘 자라는 김 수확량이 고수온에 반 토막이 나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고 한대성 어종인 물메기(곰치) 어획량도 대폭 줄었다.

물론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북태평양 연안 전체에 걸쳐 고수온이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당장의 대책 마련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연안 바다 전체가 기후변화로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고, 이에 영향을 받는 수산업 변동 예측 연구 등 정부와 수산과학원 등 연구기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업 취약성을 평가·분석하고 미래 변화를 예측해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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