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수산업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갈치와 참조기 등 어선어업 위판량이 감소하고 광어 소비 부진에 따른 가격 하락 등으로 어업인들의 시름이 깊다. 제주수산업이 생존 위기에 직면하면서 제주도정은 수산분야에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투자 예산이 지난해보다 줄면서 정책 효과는 물론 어업인들의 고통 해소도 요원하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양식·어선어업의 수산물 생산지수는 95.3으로 2018년 112.6에 비해 17.3(15.4%) 감소했다. 제주 양식업의 주력어종인 광어는 경기침체 속에 일본산 활방어와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량 증가에 따른 소비부진 등으로 가격이 좀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양식광어 생산량은 2만2888톤으로 전년보다 563톤 늘었지만 판매 가격은 2038억8700만원으로 2018년(2754억8900만원)에 비해 26%가 줄었다. 어선어업도 마찬가지다. 2019년 생산량과 위판액이 전년보다 각각 26.8%와 21.3% 급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주도정의 대응은 미흡하기만 하다. 수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어업인 활력 제고를 위한 해양수산분야 정책을 추진한다고 하면서 정작 관련 예산은 줄었기 때문이다. 제주도와 양 행정시·연구원의 올해 해양수산분야 투자액은 2300억원으로 2019년 2551억원에 비해 251억원 감소했다. 제주도정이 제시한 해양수산업 경쟁력 강화도 제대로 효과를 볼지 의문이다.

올해도 경기침체와 소비부진으로 제주수산업의 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경제에서 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수산업 활성화에 소홀할 수 없는 이유다. 원희룡 지사도 지난 16일 해양수산인 신년인사회에서 "해양수산산업 체력을 기르기 위한 지원과 소통에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말뿐이 아니라 어업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 마련에 공직사회의 분발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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