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역수지 2억7182만달러 적자…반도체·넙치 부진
일본 관련 집계 후 최저 실적, 신규 품목·시장 개척 시급

올해 제주 수출 시장 기상도에 '흐림'예보가 떴다.

지난해 '반도체 쇼크' '한일 경제 마찰'같은 이상 기운은 가실 전망이지만 햇볕을 기대하기에는 시장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27일 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의 '2019년 제주 수출입 평가 및 2020년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수출실적은 2018년(1억8247만달러) 대비 18.3% 감소한 1억4915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출물량은 3만3059t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지만 실적은 신통치 못했다.

수출 1·2위 품목인 모노리식집적회로와 넙치류 부진 영향이 컸다. 모노리식집적회로는 지난해만 전년 대비 29.4% 감소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2018년 9562만3000달러를 기록했던 수출 실적은 지난해 6749만7000달러에 그쳤다. 

넙치류는 2018년 전년 대비 10.3% 줄어든 2287만7000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다시 5.8% 감소하는 등 부진을 이어갔다.

국가별로 일본 시장 위축이 눈에 띄었다. 수출 대상국 중 홍콩시장이 전년 대비 31.9% 감소했지만 전체 수출의 90%를 차지하는 모노리식집적회로를 제외한 타 품목은 약진했다. 중국과 대만도 모노리식집적회로 영향으로 10%대 감소를 보였다. 중국의 경우 화장품류가 2년 연속 100만달러대 수출실적을 기록하는 등 입지를 굳혔다.

일본 시장 사정은 달랐다. 지난해 일본 수출 실적은 2825만 달러로 관련 집계 후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물량도 전년대비 40.1%나 감소한 5570t에 그쳤다. 넙치류(-14.9%)와 백합(-18.8%), 파프리카(-28.6%), 양배추(-90.7%) 등 기존 강세 품목이 기를 펴지 못했다. 소라(2.0%) 감귤농축액(11.6%) 등이 선전했지만 부진 폭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대 수입품목인 면세점용 화장품·향수류 수입이 감소하면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수출·수입 모두 줄어들며 지난해 무역수지는 2억7182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4억6030만달러에 비해 적자폭을 줄였지만 2018년 항공기 수입(1억9866만달러) 분을 감안하면 오히려 늘었다.

무역협회 제주지부는 세계 경기 개선과 반도체 수요 회복 등의 영향에 힘입어 올해 수출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단정하지는 않았다. 베트남이 일본을 대체할 수출시장으로 성장했고, 사드 보복 등으로 부진했던 중국 시장 실적이 살아난 점은 긍정요인이다.

하지만 2012년 이후 농수산물 수출이 정체 또는 감소세를 이어가는 등 신규 품목 개발이나 시장 개척 없이는 개선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특정품목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 역시 제주 무역수지 개선에는 부정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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