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77%…2008년 -0.02% 이후 처음, 전국서 가장 낮아
전년 대비 6%포인트 이상 ↓, 경기 침체·투자 심리 위축 영향

지난해 제주지역 지가변동률이 11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00년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두 번째다. 그동안 급등세에 따른 조정 국면이란 분석이 우세하지만 체감 하락폭이 커 지역 경기에 미치는 파장은 클 전망이다.

2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9년 연간 전국 지가변동률 및 토지거래량'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땅값은 전년 대비 1.7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땅값은 3.92% 상승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지가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은 제주가 유일했다.

경기침체 지역 지가가 크게 떨어지며 전국 평균이 7년 만에 감소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제주 경기가 더 좋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제주지역 땅값은 헬스케어타운 등 해외 자본이 많이 투자된 대규모 개발사업과 혁신도시, 제2공항 추진 등 호재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2015년 7.57%, 2016년 8.33% 등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2017년부터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만 전년 대비 6.76%포인트나 급락했다. 사실상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8.13%) 수준의 냉기다.

분기별로 지난 2018년 4분기(0.87%)부터 0%대로 보합세를 유지하다 지난해 2분기 1.04%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반등하지 못한 채 하락폭을 키웠다.

최근 몇 년간 지가변동률 상위 지역을 지켰던 제주시와 서귀포시 모두 하위 지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2공항 개발사업 진행 부진과 부동산 고점 인식으로 인한 투자 및 실수요가 줄어든 서귀포시가 -1.81%를, 지역 개발사업 진행부진과 경기침체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제주시가-1.74%로 바닥권을 형성했다.

조선업 등 제조업 경기 충격이 컸던 경남 창원시(성산구 -1.99%, 의창구 -1.09%)와 더불어 개발 부진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제주에서 거래된 토지는 총 4만2320필지로, 전년(5만7915필지) 대비 26.9% 급감했다. 건축물 부속토지를 제외한 순수토지 거래량은 2만4479필지로, 전년(3만1080필지) 대비 21.2% 줄었다. 한창 거래가 많았던 2017년(3만7243필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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