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덕순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논설위원

우리는 공무원을 국민의 머슴이라고 한다. 고용된 머슴은 주인집의 농사일과 잡다한 대경소사를 챙기는 일꾼이다. 또한 머슴은 주인이 시키는 일에 대해서는 마다하지 않는 성실성과 충성스러움을 특징으로 한다. 그래서 공무원을 공복(公僕)이라 한다. 머슴은 큰 머슴과 작은 머슴으로 구분할 수 있다. 큰 머슴은 대통령, 국회의원, 시도지사, 지방의회 의원 등, 선거로 선출된 정무직 공무원들을 말하며, 작은 머슴은 큰 머슴의 지휘와 통제를 받는 직업공무원들을 말한다. 큰 머슴을 잘 선택하지 않으면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행복은 멀어지게 된다. 사상 최악의 20대 국회를 보면서 더욱더 그러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머슴에 반대되는 것은 당연히 주인인 국민이다. 머슴의 일과 자세 그리고 도리가 있는 것처럼 주인 역시 주인에 맞는 도리와 행동이 있다. 그 출발은 바로 선거에 참여하여 큰 머슴을 올바르게 선택하는 것이다. 올해 4월 15일은 제21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날이다. 선거관리위원회의 통계에 의하면, 국회의원 투표율은 제18대 46.1%를 기점으로 하여 제19대 54.2%, 제20대 58%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이번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선거연령의 18세로 하향되면서 유권자 50만명 증가,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법 개정과 극렬한 보수와 진보간의 이념적 대립과 갈등, 문재인정부 후반기 안정적 운영을 위한 의석 수 확보와 차기 대통령선거의 교두보 확보, 촛불민심의 지속 여부 등 정말로 많은 관전 포인트가 존재한다.

반면에 제주지역 차원에서는 도지사의 보수통합신당 참여, 전략공천, 이주민 투표 향방, 새롭게 추가되는 18세 유권자의 선거참여와 성향, 그리고 제2공항에 대한 찬반 집단의 표심 등이 어떻게 작용될 까 하는 것도 관심사항이다. 제주지역의 선거는 전문가들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하며 전국적 선거 풍향계로 작동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부터 제20대 선거에 이르기까지 3개 선거구 모두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이런 흐름의 지속 여부도 이번 제21대 제주지역 국회의원 선거의 관전 포인트이다. 우리는 늘 그러하듯이 이번에 당선되는 제주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에게도 제주발전과 성장, 그리고 도민행복을 위한 국회차원의 역할을 기대한다. 국회는 법률을 제정 혹은 개정하고 국가예산을 심의 확정하는 헌법기관이다. 특히 4·3 관련 특별법, 제주특별자치도와 국제자유도시 추진 관련 특별법 등 제주지역에만 적용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도 관심이 높은 법률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시급한 보완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불어 제2공항 추진 시 국책확보 역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인사가 선출되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이는 제주지역에서 선출된 3명의 국회의원으로는 전국 1%라는 지역세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국회의원이 당선되어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냉소적 생각 속에서 후보자의 이념과 자질보다는 '정당위에 괸당'이 선거표심으로 나타날 까 두렵다.

하지만 시지프스의 바위처럼 해도 해도 끝이 없이 국회의원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1%가 전체를 움직일 수도 있다. 그런 인물을 어떻게 선출하느냐가 관건이다. 그 시작은 현재 출발선상에 선 예비후보들의 정책 혹은 이념 그리고 자질과 능력 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관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진정으로 제주발전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큰 머슴을 선출해야 한다. 그러면 제주와 대한민국의 미래는 우리 모두가 기대했던 모습이 될 것이고 그런 대한민국과 제주에 사는 것에 대한 행복감과 자긍심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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