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9년 제주특별자치도 연령별 인구 순이동 현황 그래프(자료=통계청)

제주 인구 구조적 증가 흐름 8년 만에 역행
지난해 12월 순유출 기록…전체 순이동도 2016년 5분의 1수준
20대만 1029명 이탈, 30·40대 등 감소, '직업 때문에 전입신고

'사회 현상'으로 평가됐던 제주 인구 구조적 증가 흐름이 8년 만에 멈췄다. 주거와 일자리 등 유입 요인 변화에 따른 현상은 일시적으로 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지역 사회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제주 성장 동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지역 안팎을 아우르는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는 주문이다.

△ 순유입 증가세 '스톱'

29일 통계청의 국내인구이동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순유입 인구는 2936명으로 3000명대는 넘어설 것이란 기대와 어긋났다.

2018년 12월 두 자리대로 떨어지는 등 이상 조짐이 감지되기는 했지만 지난해 11월까지 월평균 269명 정도가 순유입 되면서 흐름을 유지했었다.

하지만 12월 지난 순유출(-24명)로 전환하는 등 분위기가 급속도로 가라앉았다. 제주 인구 순유출이 집계된 것은 지난 2011년 12월(-12명) 이후 처음이다. 개발 기대심리 등으로 '제주로' 열풍이 불면서 한 달 1609명(2016년 4월)이 순유입됐던 상황은 '옛 일'이 됐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인구순유출 지역이던 제주는 지난 2010년 전출 인구보다 전입 인구가 437명 더 많아지며 주목받았다. 이후 2016년 1만4653명으로 고점을 찍을 때까지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순유입 1만명대'(2014년 1만1112명·2015년 1만4257명·2017년 1만4005명)를 유지하는 등 기세를 올렸지만 2018년과 2019년 단 2년 사이 고점 기준 5분의 1 토막이 났다.

경기위축 등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지난해 인구 이동이 크게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20대 이탈에 가속이 붙었고 주이동세대인 30·40대의 망설임, 베이비부머 세대인 60대 이상 움직임도 예년 같지 않다는 점은 우려 수준을 넘어선다

△ '집' 때문에 떠난다 부쩍

지난해 제주 20대 순유출은 1029명으로 집계됐다. 불과 2년 전인 2017년 만해도 제주에서 '사회 첫 출발'을 꿈꾸는 20대가 978명 순증가했었다. 2010년(-1002명)이후 20대만 한해 1000명 이상 제주 주소지를 바꾼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까지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30·40대 이동 규모도 크게 줄었다. 2016년만 4042명이 순유입됐던 30대는 지난해 1472명이 전입신고를 하는데 그쳤다. 전년 2930명과도 1500명 가까이 차이가 났다. 40대도 '1000명'선이 허물어지며 975명이 순유입되는데 그쳤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3461명·3240명이 순증가했었다.

이 같은 변화는 전입 사유에서도 읽을 수 있다. 순이동 인구 10명 중 8명(85%)은 지난해 '직업' 때문에 제주에 전입신고를 했다. 최근 2년여 동안 60%대였던 비중이 갑자기 늘었다.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주택 때문에 제주살이를 하는 순유입인구가 692명(7.8%)로 파악됐지만 지난해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8년부터 가족과 교육을 이유로 제주를 떠나는 사람이 유입인구를 앞지르며 간격을 키웠다.

제주시보다는 서귀포시 인구 유출이 심화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제주 내부에서 인구·산업·일자리 등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년 만에 꺾인 땅값과 마찬가지도 지역 내 개발사업 정체 등 경기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20대 유출 등의 상황은 특히 인구 자연증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데다 복지 등 사회적 관리 비용 증가와 성장 정체 및 후퇴 우려까지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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