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효 전 제주민예총 이사장 집필
경승·문화재 너머 담긴 제주 사람들이 영위한 '삶'에 대한 이야기

모두가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만을 이야기하는 요즘, 풍광만이 아닌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이야기하는 책이 발간됐다.

제주출신으로 언론인, 사진가, 대학강사, 산악인 등 다양하고 남다른 시선으로 제주의 가치를 알리는 작업을 계속해 온 강정효 전 ㈔제주민예총 이사장이 펴낸 「제주, 아름다움 너머」가 그것이다.

546페이지라는 상당한 두께의 책에는 그동안 저자가 직접 섬 곳곳을 누비면서 보고 느끼고 찍은 '제주'가 차곡차곡 담겼다. 10여년 간 언론에 연재했던 글과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썼던 원고를 정리해 묶어낸 이 책에서는 제주를 향한 편향된 시각을 바로잡고자 하는 저자의 의지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제주를 이야기할 때 드러난 경승과 문화재만이 아니라 제주인의 삶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저자의 철학은 △일만팔천 신들의 고향 △척박한 섬땅을 일군 지혜 △한라산이 곧 제주 △역사의 광풍이 휩쓸고 간 섬 △세계유산의 섬, 공존하는 자연 △섬 속의 섬 등 6개 주제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저자는 소개의 글에서 "최근 들어 제주이주 열풍과 함께 제주와 관련된 수많은 책자와 정보들이 넘쳐나는데 반해 오류가 너무나도 많다. 심지어 오류가 오류를 양산하는 경향까지 보인다. 또 제주의 가치로 경관만을 강조하는 경향도 문제"라면서 "관광지로서의 제주를 이야기할 때 삶을 영위하며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제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알아야 한다. 그 일을 하고 싶었다"고 취지를 전한다.

더불어 "훗날 여러분이 다시 찾고 싶은 제주가 온전히 이어지길 바란다면 제주의 가치를 지키는 일에 함께 해줄 것을 부탁드린다. 제주는 그만큼 충분히 소중한 곳"이라는 여운을 더한다.

눈에 담기는 제주만이 아닌, 그 안의 '속삶'까지 제대로 알고 '진짜 제주의 가치'를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번 신작은 귀중한 자료다. 마냥 밝지만은 않은 내용들도 접하게 되겠지만 강정효는 구수하고 능숙한 평설로 그 그늘과 볕이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준다. 도서출판 한그루. 4만원. 김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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