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귤이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설 특수에도 가격이 좀체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22일까지 노지온주 평균가격은 5㎏당 7189원이다. 2017년산(1만5333원)보다 3000원 이상, 2018년산(8008원)보다 1000원 가량 낮다. 만감류는 한라봉이 3㎏당 1만1837원, 천혜향 1만4396원, 레드향 1만8475원으로 전년보다 다소 올랐지만 명절 대목을 감안하면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제주감귤이 제값을 받지못하는데는 무엇보다 맛도 제대로 들지 않은 상태로 시장에 나오는 이유가 크다. 특히 만감류의 경우 설 특수에 맞추고 3월 무관세로 수입되는 미국산 오렌지와 경쟁을 피하기 위해 1~2월에 미숙과가 다량 출하된다. 품질과 맛이 떨어지다보니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라봉 가격은 2006년부터 하락세를 타면서 최근 ㎏당 3000원까지 밀린데다 레드향과 천혜향도 2016년 이후 내림세다.

맛이 감귤 선택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한농연)이 최근 발표한 '농업전망 2020'의 농업관측본부 소비자패널조사에서도 확인된다. 감귤 맛이 기대에 못미쳐 구입하지 않겠다는 소비자는 전체 응답자의 48.1%였다. 처음 구입한 감귤의 맛이 향후 구입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한농연은 당도가 높은 고품질 감귤 출하를 위한 완숙과 위주의 부분수확 및 선별 출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제주감귤이 처한 환경은 녹록지 않다. 1인당 감귤 소비량은 2019년 12.7㎏에서 올해 12.1㎏으로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다. 전반적인 과일 소비는 줄고 있지만 국내산은 물론 수입개방으로 외국산까지 경쟁과일이 넘쳐난다. 그 속에서 제주감귤이 살아남으려면 급변하는 소비환경에 맞춰 고품질 생산과 출하관리 등 시장경쟁력 확보가 필수임을 다시한번 새겨야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