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계속된 비날씨로 여름 농작물이 폐작 위기를 맞고 있다. 일조량 부족에 고온다습한 날씨까지 겹치면서 밭마다 병해충이 발생하고 있지만 비가 그치지 않아 농가마다 방제작업에 손을 놓고 있다.

농가들은 또 잦은 비날씨에 의한 상품성이 하락으로 농업소득 감소가 불가피함에 따라 벌써부터 빚 걱정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걱정되는 농작물 처리난=장마철을 방불케하는 비날씨로 감귤원에는 대과 발생과 함께 흑점병·궤양병 등의 병해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귀포시의 경우 감귤생육기인 지난달초부터 이달 10일까지의 강수일수는 총 28일로 지난해 같은기간 21일보다 7일이 더 많은데다 착과율이 낮아 비날씨에 의한 대과 발생이 현실화되고 있다.

서귀포시농업기술센터 조사결과 감귤 둘레는 42.8mm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1mm보다 7.7mm가 더 큰 것으로 밝혀져 벌써부터 대과 처리난이 우려되고 있다.

출하를 앞둔 하우스감귤도 당도가 낮아져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밭작물의 저급품 생산도 가시화되고 있다.

수확을 앞둔 북군지역의 참깨가 제대로 여물지 못해 폐작 위기에 높인데다 파종을 끝마친 당근 포장은 종자유실과 썩음현상이 동시에 발생, 흉작을 예고하고 있다.

당근은 재파종할 경우 생산량이 감소하고 비상품 발생량이 높아 농가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남군 중산간지역에 파종한 가을감자도 농경지 유실에 이어 종자가 썩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또 대정읍과 한경면의 풋마늘 농가들은 파종시기를 놓쳐 11월말의 조기출하가 어렵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영농비 증가=농정당국이 집중호우에 의한 농경지 침수피해가 드러난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농가들의 사정은 다르다.

일조량 부족과 병충해 적기 방제 차질 등으로 상품성이 하락함으로써 농업소득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병충해 방제에 따른 농약대 등 영농비를 추가 부담해야해 농가부채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북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20년생 감귤원을 기준으로 흑점병·궤양병·응애 방제비는 ha당 30여만원, 시들음병·잎마름병 등이 발생한 콩·참깨포장 방제비는 ha당 각각 8∼10만원선으로 비날씨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될 전망이다.

이준익 신도2리장은 “날씨가 반짝 개어 파종을 하다 곧바로 비가 내려 농작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안타까움을 표출했다. <박훈석·이창민·현민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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