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진원, 2020 소장품전 '심심상인(心心相印) 문예회관 1·3전시실
27일까지 지역 대표작가 62명 작품 66점 통해 ‘공동운명체’소통 시도

길을 걷다 보면 ‘한 걸음’차이로 달라진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한 걸음 사이에 이전의 것은 지나가고 새로운 것이 온다. 어떻게 보느냐는 차이 보다 더 속도감 빠른 세상에 산다. 

세상이 다 변했다고 외쳐대도 그 안에는 요즘 기준으로는 옴짝달싹할 생각없이 ‘세상아 바뀌어라’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시절’이라 부는 것과 경험으로 빚어낸 것들이다.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원장 현행복)이 지난 30여년 ‘제주 미술’이란 이름으로 낸 걸음을 한 자리에 모은다. 

오는 13일까지는 도문예회관 제3전시실에서, 15일부터 27일까지는 제1전시실에서 열리는 소장품전 '심심상인心心相印'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진흥원은 1988년 개원 이래 소장해온 작품 중 66점을 가렸다. 참여작가만 작가 62명이나 된다. 이 중에는 이름만 대면 바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제주 미술사를 상징하는 작가도 있다. 제주 미술의 역사와 시대적 가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라는 얘기다.

강용태 작. 수묵담채 '모녀'

고 양창보 화백과 강용택 화백, 김택화 화백 등 제주에 ‘미술’이라는 자리를 만들고 각자의 영역을 일군 원로의 짙고 넓은 그늘이 새로운 한해에 대한 다짐을 대신한다.

묵묵히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제주 작가들의 작품은 ‘지역’이란 한계를 넘어 오늘을 살피는 시대 정신을 담고 있다.

전시 제목 역시 이런 흐름을 품고 있다. ‘묵묵히 일을 진행하다 보면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한다’는 뜻의 한자성어 ‘심심상인’은 제주 문화를 지탱하는 구심점으로 33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문화원의 역할과 다짐, 그리고 그와 호흡을 맞추며 ‘변화’의 완급조절을 해온 작가들의 노력을 응원한다.

지역 작가의 작품을 수집·보존하는 의미와 제주 문화예술계의 운명공동체로서 문진원의 진로를 고민하고 나누는 자리로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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