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길 서귀포의료원장

지난 설 연휴 기간에 있었던 일이다. 우한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선제대응하기 위한 예방적 조치로 일부 출입구를 통제했다. 그러자 마자 우한폐렴환자가 발생해서 서귀포의료원을 폐쇄했다는 괴 소문이 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사실이 아니고 가짜뉴스다. 많은 사람들의 신경이 곤두서있어서 이런 해프닝이 생긴 것 같다. 냉정을 되찾자. 지금 필요한 것은 지나친 공포심을 가지는 것도 아니고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도 아니다. 정부당국을 믿고 지침을 잘 따라서 이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도록 협조하는 것이다. 

우한폐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다. 중국당국은 우한시 화난수산시장에서 팔린 박쥐로부터 사람에게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바이러스는 핵산과 단백질 덩어리로 생명체와 무생물체의 중간쯤에 있는 물질이다. 독자적으로는 증식이 안 되고 숙주세포 안에 들어가서 기생해서 증식한다. 크기는 세균의 수백분의 일 정도로 작아서 광학현미경으로는 관찰이 안 되고 전자현미경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모양이 왕관의 코로나를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2003년 유행한 사스나 2015년의 메르스도 모두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

폐에 생긴 염증을 폐렴이라고 하는데 감염성폐렴의 원인은 대개 세균이나 바이러스이고 드물게 곰팡이에 의한 감염도 있다. 세균성폐렴은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감염을 치료할 항바이러스제는 별로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아직 예방백신이나 치료할 항바이러스제는 없어서 대증요법으로 치료한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중국당국 발표치를 가지고 계산해보면 우한폐렴의 치사율은 2%정도다. 사스의 치사율은 10%정도였고 메르스는 30%가 넘었다. 전염은 잘 돼도 무증상 감염자가 있는 것을 봐서 무서운 놈은 아니라는 얘기다.  

제주도는 중국인이 많이 방문해서 환자가 유입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다. 공항과 항만의 검역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자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검역소가 뚫려서 제주도내로 유입되었을 때는 지역사회에서 2차 감염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모든 상황을 대비해서 제주도 보건당국과 보건소, 의료기관들은 준비를 마쳤고 의심환자를 대상으로 이미 매뉴얼대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당국의 노력만으로 이 사태를 조기에 종식시킬 수는 없다. 개인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보건당국을 믿고 지침을 잘 따라야 한다.

감염된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튀어나오는 비말을 통해서 전염되므로 일반인들이 지켜야할 지침은 손 씻기, 기침예절, 마스크 착용 등이다. 필요 없이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것도 삼가한다. 감염이 의심될 때는 바로 병의원으로 가지 말고 1339번 또는 보건소에 전화해서 안내를 받도록 한다. 바이러스는 자외선이나 에탄올에 약해서 환경소독을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전염병대책의 기본은 격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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