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감귤 가격 지지를 위해 추진했던 상품과일 중 2L규격의 시장격리사업이 소비시장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소비시장에 공급하는 감귤 출하량을 줄여 가격을 높이려고 2L(횡경 67mm 이상 71mm 미만)을 가공용으로 처리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다.

설명절 전·후 소폭 상승했던 감귤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자 제주도가 모든 상품과일을 시장격리사업에 포함시키고, 수매가격은 상향시키는 고육책을 다시 쓰고 있지만 회의론이 적지 않다.

도는 2019년산 노지감귤 가격이 하락하자 예전의 8번 상품과에 해당되는 2L 규격 수매사업에 착수했다. 도매시장 출하가 가능한 2L 상품과 2만t을 ㎏당 300원에 수매, 가공용으로 격리한다는 것이다. 작년 12월19일부터 올해 1월말까지 추진한 2L 시장격리사업에는 60억원이 배정됐다. 모 농업인단체는 도의 시장격리 비상대책 추진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농가들의 기대와 달리 2L상품과 시장격리사업은 일시 처방에 그쳤다. 50일간 추진했지만 농가참여 부족으로 2L 수매량도 목표의 10%인 2000t에 불과했다. 가격도 설·명절 전후 5㎏당 8200원까지 상승했지만 다시 6500~6800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자 도는 사업기간을 이달말까지 연장하는 한편 모든 상품과로 수매사업을 확대했다. 수매단가도 ㎏당 300원에서 400원으로 높여 농가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효과는 여전히 의문이다.  

'시장 공급량을 줄여 가격을 지지하겠다'는 도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근본적인 처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전에는 생산량이 적을수록 가격이 올라갔지만 지금은 소비자에게 통용되지 않는다. 소비자가 감귤을 사 먹지 않는데 출하량만 줄이는 것은 대증요법이기에 당도 등 품질향상, 유통량 조절, 판로확대의 새판을 짜서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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