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신광초등학교 주변 횡단보도에 옐로카펫이 설치돼 있다. 한권 기자

2016년 노형초 첫 설치 후 21개교 그쳐
학교 울타리 등 주변 여건·예산 등 한계

제주지역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 대기소' 역할을 하며 어린이 안전을 지켜주는 옐로카펫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올해 시행 5년차에 접어든데다 설치효과는 물론 관리 주체가 일원화되면서 안전시설 확충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소방안전본부와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도내 21개 초등학교에 옐로카펫이 설치, 운영되고 있다.

옐로카펫은 횡단보도 진입로에 노란색 반사 시트를 붙여 어린이는 노란영역 안에서 안전하게 신호를 기다리고, 운전자는 보행자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 시설물이다.

2016년 노형초와 국제아동인권센터가 함께 처음 설치한 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제주소방안전본부가 업무협약을 통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기업 후원이나 자체 예산을 들여 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 주변에 옐로카펫을 설치했다.

그런데 도내 학교 주변 환경과 예산 문제 등으로 옐로카펫 확충에 한계가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옐로카펫을 설치하려면 어린이들의 통행량이 많은 횡단보도 주변에 학교 울타리나 담이 조성돼야 하지만 해당 시설이 아예 없거나 설치 기준이 맞지 않은 학교가 적잖기 때문이다.

또 시설물 설치에 따른 관리 부담으로 소극적인 학교가 일부 있는데다 기업 후원이나 유지보수 등 예산 확보도 충분하지 않아 그동안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실제 2016년 1개교, 2017년 4개교, 2018년 11개교, 지난해 5개교로 도내 초등학교가 121개교(특수학교 제외)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 자료를 보면 옐로카펫 설치 횡단보도에서 차량이 미설치된 곳보다 17.5% 감속 주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자치경찰이 옐로카펫 사업을 전담하고 '민식이법' 등 전국적으로 어린이 교통안전 대책이 강화되는 만큼 시설 확충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자치경찰 관계자는 "옐로카펫 수요 조사를 별도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어린이 보행안전을 위한 시설인 점을 감안해 설치나 관리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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