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마다 사람들 발길 끊겨…중국인 거부 음식점도 생겨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자 60만명…가짜 뉴스도 난무
제주도, 수사 의뢰…최초유포자 30대 직장인 경찰 조사중

제주를 거쳐 중국으로 귀국한 중국인 관광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제주지역에서 '제노포비아' 확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노포비아'는 이방인이라는 뜻의 '제노(xeno)'와 싫어한다, 기피한다는 뜻의 '포비아(phobia)'를 합쳐 만든 말로 외국인 혐오증으로 해석된다.

실제 도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 등으로 인해 거리마다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기는가 하면 중국인 손님을 거부하는 음식점도 생겨났다.

제주시 삼도동 한 음식점 입구에는 중국인들의 출입 금지를 알리는 '중국인(中國人) XXX'라는 문구가 걸려 있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23일에는 '중국인 입국 금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이 올라와 3일 오후 4시 기준 현재 동의자 수는 66만7961명에 이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민 불안감까지 가중되면서 무분별한 가짜 뉴스가 난무, SNS 등 온라인상에서는 각종 괴담이 잇따르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일 낮부터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제주대학교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이송됐고 뉴스에는 나오지 않았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메시지는 사실관계 확인 결과 명백한 가짜 뉴스로 판명되면서 제주도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 최초유포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30대 남성이 제주동부경찰서를 방문해 현재 경찰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중국인이 없는 마트, 약국 등을 수소문하는 게시글이 속출하고 있는가 하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에 대한 비난글까지 게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전파하는 행위에 대해 최초 생산자뿐만 아니라 중간 유포자까지 추적해 엄중히 수사토록 경찰에 요청할 것"이라며 "제주도와 보건당국은 언론을 통해 확인된 사실들을 숨김없이 발표하고 있는 만큼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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