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제주지역 관광업계의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도내 한 관광업계 전세버스가 운행을 하지 못하고 차고지에 멈춰서 있다. 김대생 기자

이달 들어 입도객수 반토막…내국인 관광객 동반 침체, 각종 축제·행사 취소
관광업계 정부 특별지원대책 마련 촉구…관광진흥기금 지원, 세금 유예 등도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제주지역 관광업계의 피해 규모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관광업계가 정부와 제주도를 향해 특단의 지원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2015년 메르스 사태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했음에도 그 빈자리를 내국인 관광객들이 채우면서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번 사태는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내국인 관광객마저 급감하고 있어 관광업계가 총체적인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실제 이달 1일부터 4일까지 입도관광객수는 내국인 8만2247명, 외국인 7409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 14만332명, 1만5786명과 비교해 각각 42.6%, 53.1% 급감했다. 

내·외국인 가릴 것 없이 모두 급감한 것은 물론 도내 각종 대규모 축제, 행사에 4월까지 예약된 수학여행까지 기약 없이 취소되면서 관광업계는 존폐의 위기에 몰렸다.

도내 한 렌터카 회사 관계자는 "봄방학 시즌이라 가족단위 수요가 제법 있는 시기지만 지난해에 비해 하루 10~20% 이하로 예약이 격감했다"며 "회사 문을 닫을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운영은 하고 있지만 하루 하루 손해만 날 뿐"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4일에는 ㈔제주특별자치도 호텔전문경영인협회(회장 송대화)가 성명을 내고 파산 직전에 이른 도내 숙박시설에 대해 △긴급운영자원 지원 △관광진흥기금 상환 유예 △관광시설운영자금 조기 집행 △업장 폐쇄에 따른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시행 △소비촉진 대책 마련 등 대책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제주도관광협회(회장 부동석)와 제주관광공사(사장 박홍배)는 5일 도내 관광업계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관광업계 피해에 대한 특별지원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관광업계는 "제주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관광산업이 무너지면 제주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관광업계를 비롯한 도내 피해 기업들을 위해 관광진흥기금을 조기 지원하고 관광진흥기금 상환 및 세금 납부 유예, 업계 휴업에 따른 지원 등 재정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지난 4일부터 중단된 제주 무사증 입국제도에 대해서는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일시중단 결정을 함께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의 피해 대책 예산 가운데 제주지역에도 특별예산을 지원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 이번 사태가 진정 국면에 이르기 전에 국민의 국내 관광과 내수 촉진을 위한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것을 제안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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