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메르스가 발생하면서 제주지역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사진은 당시 제주공항 모습.

감귤가격 하락 1차 산업 부진·건설경기 침체기 지속
우한 폐렴 여파 관광 활성화 성장률 2%전망 불투명
내외국인 감소·민간소비 둔화 메르스보다 피해 클듯  

제주경제를 지탱하던 3대 축이 무너졌다. 부진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감귤 등 1차 산업과 건설경기에 이어 그나마 한중 관계 개선으로 회복 기대를 모았던 관광·서비스 산업마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1차 산업의 생명줄인 감귤 산업은 잇단 태풍과 집중호우 여파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실제 지난 1월 기준 5kg 1상자당 감귤가격은 6619원으로, 전년 동기(8369원) 대비 21% 떨어졌다.

제주경제를 견인하던 건설경기도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달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가 발표한 건설경기 동향을 보면 민간부문 계약액은 1301억원으로, 2016년 7967억원, 2017년 2758억원, 2018년 2999억원 등 감소세가 이어졌다.

제주경제 중심축이 잇따라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해 제주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최근 '2019년 제주경제 평가 및 2020년 여건 점검'을 통해 올해 제주경제는 2%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요인으로 중국인과 국내 관광객 증가를 꼽았고 이에 따라 숙박과 음식점·운수업 등에서 성장세를 보일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악재에 직면, 제주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꺾이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3일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6617명으로, 연휴 직전 주말·휴일인 지난달 17~19일 1만5087명보다 8470명(56.1%) 감소했다.

내국인 관광객도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관광객은 7만620명으로, 지난달 17~19일 10만6100명보다 3만5480명(33.4%)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감소한 반면 내국인은 증가하면서 타격을 줄인 메르스 사태 때보다 경제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제주연구원이 2015년 발표한 '메르스 사태가 제주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정책이슈브리프를 보면, 2015년 6월 한 달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6만6189명으로, 전년 동기 32만5154명보다 15만8900명(48.9%) 감소했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76만923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74만2952명과 견줘 2만6000명(3.5%) 증가했다.

제주연구원은 메르스 사태로 인해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생산 효과가 1600억원~1860억원 줄었다고 추산했다. 

외식·쇼핑 등 민간소비도 둔화하면서 생산 효과는 206억8600만원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지속된 내·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민간소비 둔화로 인해 메르스 때보다 경제 타격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제주경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고태호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은 "메르스 사태 때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해도 내국인이 늘었기 때문에 경제 충격이 완화됐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로 내·외국인 둘다 감소하면서 그때보다 상황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라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외식 등 민간소비도 둔화하면서 제주산 농산물의 다른 지역 소비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관광업뿐만 아니라 1차 산업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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