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한라봉·천혜향 3월이후 완숙해 팔면 kg당 500원씩 장려금 지원
6652t 신청…사업량 5배 넘지만 추가 예산확보 없어 도정불신 우려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 첫 시행한 고품질 만감류 출하조절 장려금 지원사업의 예산이 부족, 한라봉·천혜향 재배농가들이 무더기로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 

농가 신청량이 도의 사업계획량을 5배 이상 초과했지만 예산 추가 확보 방안이 없어 탈락자 등을 중심으로 도정 불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매년 설명절 전·후에 농가들의 만감류 과잉출하로 가격하락 문제가 발생하자 올해 처음 으로 한라봉·천혜향 품종에 대한 고품질 출하조절 장려금 지원사업을 시행했다.

한라봉·천혜향은 품종 특성상 완숙시기인 3월 이후에 고품질로 출하해야 함에도 농가들이 일찍 수확후 출하, 소비자 신뢰와 가격이 하락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도는 이에따라 3월 이후 고품질로 출하할 한라봉·천혜향 재배농가들에 대해 kg당 500원씩 총 6억원의 인센티브를 전액 지방비로 지원키로 하고, 지난 1월 한달간 신청을 받았다. 행정시별 배정물량과 예산액은 제주시 200t·1억원, 서귀포시 1000t·5억원이다.

도에 따르면 지원대상 만감류의 품질은 한라봉이 당도 13브릭스 이상·산도 1.0% 이하, 천혜량은 12브릭스 이상 산도 1.0% 이하이다.  

하지만 농가 신청량이 6652t으로 사업량 1200t보다 5452t을 초과하자 도와 행정시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신청농가 1140명 모두에게 출하장려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27억원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지방세수 위축에 따른 올해의 가용예산 부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도가 추가예산 확보 없이 당초 사업량 1200t에 대해서만 3월 이후 출하장려금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자율 출하를 검토중이어서 농가들의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농가들은 "농가가 자율적으로 고품질 만감류를 출하하는 것이 맞지만 도정을 믿고 참여했다가 탈락한 농가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구제할지 궁금하다"며 "정책을 수립할때부터 농가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아 마무리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도 관계자는 "도가 확보한 예산을 2개 행정시에 재배정했다"며 "행정시별로 농가들에 대한 출하장려금의 세부 지원기준을 만들어서 시행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훈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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