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돼지 근고기 구이. (사진 =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소비둔화 여파에 신종코로나까지 악재 작용
설 후 외식 경기 타고 가격 내림세, 판촉 확대 등 회복 '총력'

돼지고기 가격 약세가 종잡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이후 소비둔화가 겹치며 고전했는가 하면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그나마 설 대목 살렸던 가격 불씨마저 시들어버렸다.

9일 제주도와 제주양돈축협 등에 따르면 6일 기준 제주산 돼지고기 ㎏당 산지가격은 3743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 ㎏당 4189원에 비해 10% 이상 줄었다.

축산물품질관리원 유통정보 자료를 기준으로 한 제주산 돼지고기(삼겹살)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 6일 ㎏당 1999원으로 올들어 처음 2000원대 이하로 떨어졌다. 8일은 1㎏ 1941원까지 밀렸다.

이달 들어 8일까지 평균 가격이 ㎏당 2233원인 것을 감안하면 최근 하락 흐름은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돼지 최소 생산비(100㎏ 마리당 28만4000원)도 건지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설 대목 기대감이 높았던 영향도 있다. 설 수요를 반영한 지난달 20일 평균 경락가격은 4388원이었다. 도매가격도 2551원으로 1월 평균(2436원)을 웃돌았지만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로 관광객이 급속도로 줄어들며 호텔 등 주요 납품처가 운영난을 겪었는가 하면 도민들의 외식 자제 분위기에 음식점 등이 고전하는 등 손 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체 생산량의 60~70%를 도외에서 소비하고 있지만 타 지역 사정은 제주보다 더 심각하다.

지난달 평균 돼지고기값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1㎏당 3000원대 이하로 떨어졌다. 1월 돼지고기값이 2000원대로 떨어진 것은 2013년 이후 7년 만이다.

그동안 수급 불안정은 3.3데이(3월 3일·삼삼데이)와 대규모 수요처인 학교 학사 일정에 맞춰 해소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는 이 마저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 고민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바꾸기 위해 양돈업계가 특별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농협 경제지주는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와 함께 오는 19일까지 소비촉진 할인행사를 연다. 제주양돈축협도 하나로마트 등에 특판 및 시식코너를 직접 운영하는 등 판촉 강화에 나선다. 매장 판매가 줄어든데 반해 온라인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한 신규 판로를 개척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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