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만감류 출하장려금 시책이 시작부터 난기류를 만났다. 제주도가 한라봉과 천혜향 농가를 대상으로 올해 처음 시행하고 있는 고품질 만감류 출하조절 장려금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농가 신청량이 당초 사업계획량을 크게 초과한 탓이다. 출하장려금 지원을 신청한 농가들이 무더기 탈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예산 추가 확보 방안도 없어 농정 불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3월 이후 완숙기에 한라봉과 천혜향을 출하하는 농가들에 대해 kg당 500원씩 인센티브를 전액 지방비로 지원키로 하고, 지난 1월 한달간 신청을 받았다. 맛이 들기도 전에 설 대목에 맞춰 조기·과잉출하로 매년 가격하락 문제가 발생한데 따른다.

당도 13브릭스 이상·산도 1.0% 이하의 한라봉과 12브릭스 이상·산도 1.0% 이하 천혜향이 대상이다. 배정물량과 예산은 제주시 200톤·1억원, 서귀포시 1000톤·5억원 등 1200톤·6억원이다. 

농가 참여는 예상외로 뜨거웠다. 신청량이 1140농가·6652톤으로 사업량 1200톤의 5배를 웃돈 것이다. 제주도와 행정시는 전전긍긍 할 수밖에 없다.

모든 신청농가에 출하장려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27억원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지방세수 위축에 따른 올해 가용예산 부족으로 쉽지 않다. 이러다보니 제주도는 추가예산 확보 없이 당초 사업량에 대해서만 출하장려금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자율출하를 검토 중이다.  

농가들로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물론 만감류 고품질 출하는 농가가 자율적으로 하는게 맞다. 하지만 제주도가 나서 출하조절과 장려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마당이다. 그런 도정을 믿고 참여했는데 이제 와서 지원을 못하겠다면 농가에서 반발하는 것은 물론 불신이 커질 것도 불보듯 뻔하다.

제주도는 신청농가들 중 탈락하는 농가가 없도록 추가 예산 확보 등 대안 마련에 서둘러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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