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가 1월 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한국 매체 간담회에서 소감을 말하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외신 등 '외국어 영화의 오스카 정복' 등 다양성 평가 호평
봉준호 감독 "평소 하던 대로…할리우드 진출 '계획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 "국민들께 자부심과 용기를 줬다"감사 메시지

"제가 원래 좀 이상한 사람이에요. 평소 하던 대로만 했던 것뿐인데, 놀라운 결과가 있어서 얼떨떨합니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은 9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한 데 대해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봉 감독은 자막이 있는 외국어 영화가 상을 휩쓴 데 대해 "제가 1인치 장벽에 관한 이야기를 했지만, 때늦은 소감이 아니었나 싶다. 이미 장벽은 무너지고 있는 상태였고, 유튜브 스트리밍이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이미 모두가 연결돼 있다. 이제는 외국어 영화가 이런 상을 받는 게 사건으로 취급되지 않을 것 같다.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날이 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봉 감독은 '기생충' 이야기가 보편성을 지닌 것에 대해 "전작인 '옥자'는 한국과 미국 프로덕션이 합쳐진 것이었지만, '기생충'은 가장 한국적인 것들로 가득 차서 오히려 가장 넓게 전 세계를 매료시킬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할리우드 진출 계획을 묻자 '기생충' 속 대사를 언급하며 "계획이 있다"라고 답해 웃음을 끌어냈다. 

그는 "일은 해야 하고 20년 동안 계속 일해왔다. 오스카와 칸영화제서 상을 받기 전에 계속 준비하던 게 있고, 그걸 계속 준비하고 있다. 이 상으로 인해 뭘 바꾸거나, 모멘텀이 돼 바뀌고 하는 것은 없다. 한국어와 영어로 각각 된 시나리오 두 개를 쓰고 있다"고 차기작 근황을 전했다. 

한국 영화 '기생충'이 세계 상업영화 시상식 중 최고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아카데미영화 시상식 4관왕 수상에 외신들도 호평으로 공감을 표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외국어영화가 마침내 오스카를 정복했다"고 평가했다. NYT는 "지금껏 어떤 한국 영화도 할리우드 최고상에 후보로 오른 적이 없었다"면서 "한국 영화 '기생충'의 수상은 국제영화에 대한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의 관심이 증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르 구분을 뛰어넘는, 계급투쟁에 관한 이야기인 '기생충'은 AMPAS 회원들이 오스카의 미래를 품는 동시에 오래된 전통을 고수하도록 했다"고 분석했다. 

미 NBC방송은 한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4개의 오스카상을 거머쥔 것은 1954년(시상식 개최시점 기준) 월트 디즈니 이후, 66년 만에 처음이라고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의 업적을 기렸다.

AP통신은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92년 역사상 처음으로 비영어권 영화로 작품상을 수상했다"면서 '기생충'의 수상을 "세계의 승리(a win for the world)"라고까지 평가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을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 봉 감독님과 배우, 스태프 여러분이 자랑스럽다"며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있는 국민들께 자부심과 용기를 줘 특별히 감사드린다"라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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