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관 문화예술학 박사·공연기획자·논설위원

연초 대통령이 참석한 문화체육관광부 신년음악회가 서울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국악에서부터 클래식이 함께한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공연으로 정상의 성악가 조수미, 첼리스트 양성원 교수, 국립합창단, KBS교향악단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클래식 슈퍼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서양의 음악을 연주하였고, 메인프로그램은 탄생 250주년을 맞이한 베토벤(Ludwig)이었다. 

베토벤 이팩트 

베토벤은 1770년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오스트리아 빈에서 하이든과 살리에리 등에게 음악을 배우며 음악사에 길이 남는 다양한 작품들을 작곡하였다. 9개의 교향곡과 32개의 피아노소나타, 다양한 협주곡들은 지금도 세계의 구석구석에서 연주되고 있고,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미국 등 선진외국의 주요 공연장에서는 베토벤 프로그램이 메인을 장식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서울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LG아트센터, 롯데콘서트홀 등의 전문공연장에서도 '베토벤 해설이있는 음악회', 베토벤 탄생250주년 기념 스페셜콘서트 등 다양한 시리즈 공연프로그램이 진행 중이고, 대구나 부산문화회관, 대전예술의전당 등 전국 지자체를 대표하는 문예회관에서도 베토벤을 프로그래밍하고 있다.

1913년에 시작한 이태리 베로나오페라축제는 백년이상 이어져오는 세계적인 음악축제로 두달 기간에 약60만 명이 방문하여 1500여억원을 쓰고 가고, 올해 백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잘츠부르크음악제 또한 매해 약50만명이 방문하면서 지역 파급효과는 3천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에든버러축제, 바이로이트음악축제, 몬트리올 재즈페스티벌 등도 비슷한 규모로이다. 베토벤의 선배인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 그의 스승인 하이든이 사망한지가 이백년이 지나고 있지만,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등의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서 그들의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고, 이를 특성화한 다양한 축제로 문화와 예술을 관광과 접목하여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과 함께 그 지역을 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다고한다. 

예술축제와 문화도시    

이러한 문화예술분야의 다양한 공연예술축제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우리 제주에서는 더욱 필요한 요소이다. 특히 문화예술의섬을 추구하는 제주의 환경에서는 지역을 브랜드하고, 지역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여 즐길 수 있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예술 페스티벌이 필수조건이다. 제주고유의 역사문화와 제주어, 신화와 해녀, 오름과 자연환경 등 다양한 콘텐츠는 제주의 문화도시와 문화예술의섬을 실현할 방법론으로, 특히, 전문가 단체인 5개의 제주도립예술단을 활용한 프로그램과 제주문화콘텐츠를 연계한 수준높은 예술축제는 더욱 중요하다. 때마침 서귀포가 문화도시에 선정되고, 제주시가 예비도시로 지정되면서 제주도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프로그램은 그 중요성이 더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2003년 오페라하우스의 개관과 함께 국제오페라축제를 개최하였고, 45년 된 대구시민회관을 전문공연장인 콘서트하우스로 리노베이션하면서 대구시립예술단은 물론 지역 공연예술의 활성화에 기여하였다. 광주 또한 2015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을 계기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지정되었고 이러한 노력들은 통영과 함께 음악창의도시로 선정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인천오페라하우스, 부산오페라하우스 등 고급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대규모 전문 문화공간들이 왜 생겨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문화도시란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지역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문화공간 조성, 문화전문인력 양성, 지역문화콘텐츠 개발 등을 지원하여 도시 브랜드화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라고 정의하고 있다. 제주에 문화예술의 르네상스가 도래하고 있지만 문화도시를 구성하는 주요 핵심과제인 문화공간과, 기획자 등의 전문인력 인프라는 너무나 열악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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