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의 세상여행 111. 입춘

진진ᄒᆞᆫ 저슬 ᄆᆞ까져가민 철이 봐꽈져가멍 봄이 뒈어감니께. 봄이 뒈어가민 날이 ᄃᆞᆺ아가멍 벳이 나곡 날쎄가 벤ᄒᆞ여가는 걸 알아지주마씀. 제주 어룬덜 ᄀᆞᆮ는 말 들어보민, 철이 바꽈지멍 날 ᄃᆞᆺ아가민 ‘새철 들어ᇝ덴 ᄀᆞᆯ안게마씀.’ 영 어룬덜 ᄀᆞᆮ는말 보민 제주선 봄대력 철이 바꽈지는거를 새철이렌 ᄒᆞ는 거 담수다. 새철은 신구단 넘어사가민 오주마씀. 제주선 신구간이 젤 얼 땐 디, 신구간 넹기멍 입춘 와가민 ‘새철 든덴’ ᄀᆞᆮ주마씀. 새철은 ‘새로 오는 철’이렌 ᄒᆞ는 소리난, 저슬 버금 오는 봄이 뒈어간덴 ᄒᆞ는 소리인거 담수다.

잇날부떠 제주선 신구간에 하간 집안일덜을 ᄒᆞ멍 새철 맞을 채비를 ᄒᆞᆷ니께. 집 소곱에 고칠 거 잇이민 고치곡, 정지영 삼방 ᄀᆞᇀ은 것도 손 볼 것덜은 손을 보곡, 물러난 우잣담덜 새로 다우곡, 기칠 낭 잇이민 신구간에 ᄆᆞᆫ 졸르멍 정리를 ᄒᆞ는 거라마씀. 게난 양, 제주선 새철 들기 사흘 전 신구간에 엇이데길 거 ᄆᆞᆫ 엇이데기멍 바꽈지는 새 ‘철’(봄)을 맞이ᄒᆞᆯ 채비를 ᄒᆞ는 겁주. 이추룩 주벤을 단장을 ᄒᆞ민 사름덜 ᄆᆞ슴도 정리뒈멍 봄이 오는 거 아니카 양!

새철 넘어가가민 주벤도 하영 바꽈져감니께. ᄆᆞᆫ첨 날쎄가 확ᄒᆞ게 ᄄᆞ나는 거를 알아짐니께. 나(나이)먹은 사름덜은 잇날 어룬덜이 ‘새철 들민 날쎄가 하영 풀어져간덴’ ᄀᆞᆮ는 거를 들어 낫일 거우다. 아멩ᄒᆞ여도 저슬엔 벳이 나도 날쎄가 얼엉 ᄋᆞ몽을 잘 못 ᄒᆞ는디, 날쎄가 풀어져가민 사름덜이 나상 뎅기기가 좋을 거주마씀. 경칩 뒈어가민 대동강물 언 것도 녹는덴 ᄒᆞ난, 제주는 대동강보단 일찌겡이 ᄃᆞᆺᄃᆞᆺᄒᆞ여 가멍 언 물도 녹으멍 새 철이 뒈어가는 겁주.

날이 ᄃᆞᆺ아가는 거는 흑 소곱에 잇인 것덜이 ᄆᆞᆫ첨 아는 거 닮아마씀. 새 철 돌아왕 곶자왈 소곱드레 들어사민 눈이 ᄆᆞᆫ 더퍼정 잇어도 눈 우트레 베롱ᄒᆞ게 베르싸지는 복수초 고장을 베려짐니께. 눈이 더꺼정 잇이난 날이 언 거 닮아도, 날 ᄃᆞᆺ아가난 흑 소곱드레 ᄃᆞᆺᄃᆞᆺᄒᆞᆫ 기벨이 간 겁주. 드르팟드레 나사민 뀅마농이 모도록ᄒᆞ게 올라오는 거를 베려지곡, 우영팟듸선 노물 고장도 베르싸져가고 예! 저슬에 쎂을 ᄆᆞᆫ 모지라분 놈삐도 대 사가멍(기둥이 올라오면서) 동사가는(잎이 나는) 것도 베려짐니께. 철이 바꽈져가난 기벨을 내는 겁주.

ᄒᆞᆫ 번 튼내어봅서마는 어룬덜은 두린 때 새철 넘어가가민, 골갱이 심어 아정 뀅마농 파젠 드르팟드레 돌아낫일 거우다. 돈이 에려운 때라노난, 우리 ᄆᆞ슬선 꿩마농 파당 ᄑᆞᆯ앙 돈 버스러 낫어마씀. 철 바꽈져가민 우영팟듸 노물 ᄑᆞ리롱 ᄒᆞ여가느디 ᄐᆞᆮ아당 ᄎᆞᆷ지름에 무쳥 먹음니께. 이지금도 동짓노물 ᄐᆞᆮ아당 무쳥 먹으멍, 코씽ᄒᆞ여가민 봄이 왓구나 ᄒᆞᆫ 거를 알아집주.

새철 넘어사가민 우영팟듸영 드르팟드레 고장덜에 베르싸져감니께. 우영팟 담 에염서 젤 ᄆᆞᆫ첨 베르싸지는 고장이 동박고장일 거라마씀. 제주 ᄆᆞ슬덜을 보민 거줌 우영팟듸 돌아가멍 동박낭을 하영덜 싱그는디, 이추룩 싱겅 놔두민 새철 들엉 동박고장이 벌겅ᄒᆞ게 베르싸지멍 철이 봐꽈지는 걸 ᄆᆞᆫ첨 기벨ᄒᆞ여주는 겁주.

봄 나가민 우영팟드레 담 에염에 보민 동박낭말앙 담 우트레 퍼렁ᄒᆞᆫ 송악줄이 벋은 것도 베려질 거라마마씀. 송악줄은 저슬 틀엉 날쎄가 얼어도 담 우트레 줄을 좍좍 벋엉 새철 넘어사가민 송악이렌 ᄒᆞᆫ ᄋᆢ름이 돌아짐니께. 방딧감이 엇어난 때, 아의덜은 송악이 돌아지민 송악 타당 놀아낫우게. 대 그차다그네 송악총 멩글앙, 송악을 대낭 소곱에 담앙 송악총 쏘멍 놀아낫주마씀. 나 먹은 어룬덜은 송악총 쏘멍 삼ᄉᆞ방 들락키멍 돌아뎅겨난 거를 튼내어 질 거우다. 아의덜도 봄 나가민 ᄀᆞ만이 잇질 못 ᄒᆞ영 들락키는 거 담수다.

이추록 새철 넘어사가민 제주엔 미르셍이 봄이 완 잇인겁주. 흑 소곱선 ᄑᆞ리롱 ᄒᆞᆫ 것덜이 배쭉ᄒᆞ게 베껫드레 나와가곡, 낭섶덜은 퍼리롱 ᄒᆞ여가멍 고장도 베르싸져가곡 양! 주벤이 퍼리롱ᄒᆞ곡 벤ᄒᆞ여가난 사름덜 ᄆᆞ슴도 봄으로 고득인 겁주. 요지금 베껫드레 나상 올렛질이영 곶자왈 소곱에 난 질을 걸어 보민 새철 들어ᇝ구나 ᄒᆞ여질 거우다. 집안 어룬덜 ᄒᆞ곡 나상 걸으멍 이와기를 ᄒᆞ당 보민 제줏말도 하영 써지곡 ᄒᆞᆯ 거난, 올리랑 똑 새철 맞으레 나사봅서덜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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