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민예총·4·3평화재단, 3월27일까지 4·3 해원상생굿 기록전
억울한 죽음 이해, 상처·아픔 치유 등 과정 담아…장소성 강조

"바당에, 굴에, 주정공장에, 공항 활주로에…. 이 세상에 나왕(나와서) 살젠살젠 해여신디(살아볼려고 살아보려고 했는데) 누게는(누구는) 자손들 복이시난 여기 오곡, 자손 없는 사람들은 아직도 구천을 떠돌멍(떠돌며) 언제 고향에 가지코(갈 수있을까) 언제 돌아가지코 햄수다(하고 있습니다)"

바람에 실려 섬을 떠돌고 있는 제주4·3 희생자의 원혼을 달래고 살아남은 이들의 상처를 위로하는 굿판은 언제나 울음으로 가득하다. 차마 다 꺼내지 못했던 말들이 심방의 사설을 타고, 이제는 4·3을 바로 알겠다는 사람들의 응원에 실려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그 절절한 현장의 모습이 사진과 영상에 담겨 전시장에 옮겨졌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과 ㈔제주민예총(이사장 이종형)은 다음 달 27일까지 4·3 72주년 특별 '4·3 해원상생굿 기록전'을 진행하고 있다.

기록전이 열리는 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에는 사진작가 강정효·김기삼·양동규·이병철 작가가 해원상생굿 현장에서 포착한 200여점의 역사가 옮겨졌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사각 프레임에 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제주와 4·3에 대한 이해는 물론 오늘, 그리고 다음세대들이 알아야 할 것들을 채워 빈틈이 없는 장면들이지만 쩡하고 가슴을 울리고, 찡하고 콧끝을 친다. 

4·3 해원상생굿은 제주4·3 당시 억울하게 숨져간 제주사람들의 비극을 공유하고 영혼과 함께 '죽음의 장소'까지 치유하고자 하는 회생 의례로 2002년부터 제주민예총이 주관해 학살 현장을 찾아 현장위령제로 열어왔다.

4·3평화재단은 이번 기록전이 '해원상생굿'의 의미를 공유하는 작업과 더불어 4·3에 대한 바른 이해와 완전해결을 위한 치유 및 상생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장소로 4·3평화기념관의 역할을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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