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민족통일대회가 15일 오전 개막식을 시작으로 이틀간의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첫날부터 남북간 의견차로 행사가 지연 개최되는 등 다소 혼선을 겪었다.

남북 대표단 53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50분께 서울 워커힐호텔 잔디밭인 ‘제이드가든’에서 개막식과 민족단합대회를 잇따라 열고 공동호소문을 채택했다.

남북은 공동호소문에서 ‘6·15 공동선언이야말로 민족이 화해하고 단합하여 통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기치’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측은 공동호소문에 ‘북과 남의 통일운동 단체들은 금강산에서 청년통일행사를 9월7일부터 8일까지, 여성통일행사는 9월12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하기로 하였으며 10월3일 개천절을 비롯한 여러 계기들에 북과 남의 해당 단체들 사이에 통일행사를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내용을 포함시키자고 주장했다.

반면 남측은 “9월7∼8일에는 금강산으로 가는 배편이 마련되지 않는 만큼 명시하지 말자”고 주장, 한때 승강이를 벌였다.

이와 관련, 남측 2002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측은 “사전에 날짜를 명시하는 대신 ‘9월 중 개최’라고만 발표하기로 합의했는데도 북측이 일방적으로 북측 초안대로 낭독했다”며 항의했다.

이 때문에 애초 오전 9시30분 개최 예정이던 개막식이 1시간20분 가량 늦게 시작돼 남북 합동 놀이마당 일정이 취소됐다.

오후 일정으로 잡혀있던 사진·미술전 개막식도 북측이 ‘김정일화(花)’가 새겨진 자수 작품 등을 전시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1시간30분 넘게 행사를 열지 못한 채 승강이를 벌였다.

북측은 문제가 된 사진과 미술품 전시를 대부분 포기했으나 북송 비전향장기수 리재룡씨(59)가 보낸 감사 서신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득녀 축하 메시지를 덧입혀 쓴 답장 편지가 찍힌 사진만큼은 꼭 전시해야 한다고 주장, 오후 5시를 넘겨 사진전시회가 개최됐다.

이 사진은 약간의 수정을 거쳐 전시하는 것으로 남북 양측이 타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려원구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의장(74)은 전날 부친 묘소 참배에 이어 남측 친척들을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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