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형 취재1팀 차장

호시탐탐(虎視眈眈)은 호랑이가 눈을 부릅뜨고 먹이를 노려본다는 뜻이다.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해 형세를 살피며 가만히 기회를 엿본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기회와 관련된 고사성어 가운데 천재일우(千載一遇)라는 말도 있다. 천재일우는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뜻으로, 좀처럼 얻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이른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7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에 참석했다.

이날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도지사가 아닌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으로 출범식 자리에 앉았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그동안 일선 현장에서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 국민의 의견 들으며 느꼈던 민심 등을 새로운 미래통합당 안에 불어넣고 그것을 행동으로 실현시킬 방법 찾기 위해 함께 머리 맞대겠다"고 밝혔다.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이 지난달 21일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만나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 중도·보수 통합에 기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박 위원장은 "원희룡 지사가 갖고 있는 경륜 등이 통합신당에 필요하다"며 "(원 지사가)숙고하겠다고 답변했지만 명절 전에는 결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박 위원장을 만난 그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중도 보수 세력의 통합과 신당 창당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며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밝히면서 보수통합신당 참여의 뜻을 내비쳤다.

원희룡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지난 2018년 5월 지방선거에 출마해 "중앙정치에 곁눈질하지 않고 도민 속으로 들어가 제주만 바라보겠다"고 약속했고, 도지사 재임에 성공한 지난해 6월 민선 7기 출범식에서도 "도민이 원하지 않은 한 중앙정치 진출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제주도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당적 변경이 있다면 도민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호시탐탐 중앙 정치 복귀를 노렸다고 평가받던 원희룡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에게는 박형준 위원장의 제안은 천재일우였을 것이다. 원희룡 최고위원이 중앙 정치에 복귀한 것이 무소속 도지사의 한계를 벗어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위한 것인지, 자신의 입신양면만을 위한 것인지는 도민과 미래 세대가 평가할 것이다.  윤주형 취재1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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