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석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회장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로 인해 제주 관광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여행심리가 위축되면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 일본에 이어 중국 하늘길도 모두 막혔다. 경기에 민감한 관광업계가 직면한 것은 단순히 현재 상황만 아니라는 점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제주 관광은 지난 한해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국내는 물론 국제 정세로 인한 변화가 극심했고, 해외 관광시장과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내국인의 소비 트렌드와 여행 패턴의 변화, 국내 타 지방자치단체와 경쟁 심화 등 다른 어느 때보다 환경 변화로 인한 어려움이 컸고, 그만큼 치열한 한해를 보냈다. 그리고 제주관광에 있어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특히 지난 연말 '한중 공동번영'의 협력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태'로 멀어진 한중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움텄고, 제주 관광시장도 중국인 관광객의 단체예약 및 개별관광객의 예약이 조금씩 늘어나며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왔다. 전염병 초기 대처 실패로 확산을 막지 못한  중국 내 시스템 부재가 낳은 '나비 효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브라질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텍사스의 태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어느 기상학자의 말이 이렇게 절절하게 다가올 줄 몰랐다. 중국 우한 지역에서 처음 확진 환자가 나온 코로나 19는 이후 우한 출신은 물론 '중국인들과 접촉한'으로 경계 수위가 높아졌다. 우리나라는 물론으로 전세계적으로 확진환자가 나오면서 불안감에 불을 지폈다.

다행히 정부와 제주도 차원에서 발빠른 대응으로 제주에는 아직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는 등 청정 이미지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태는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무사증입국 중단으로 중국인 관광객 입국이 제한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1년 전과 비교해 90% 가까이 줄어들었다. 내국인 관광객들조차 여행은커녕 외출조차 꺼리면서 제주 경제를 욱죄는 상황이 됐다.

제주 관광은 과거 사스와 메르스 등 유사 사례를 극복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 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상황을 통감하고 있다.

과거 '메르스 사태'는 외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내국인 관광객들이 채우면서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는 효과를 봤지만 지금은 도내 각종 대규모 축제, 행사들까지 잇따라 취소되는 등 피해 정도가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 사실 확인 없이 번지는 가짜 뉴스까지 제주에 치명타를 안기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관광협회는 도와 협의를 통해 제주지역 관광업계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관광업계 피해에 대한 특별지원대책 마련에 나섰다. 관광업계를 비롯한 도내 기업 피해 지원을 위한 관광진흥기금 조기 지원과 관광진흥기금 상황 및 세금납부 유예, 업계 휴업에 따른 지원 등 재정지원을 해줄 것을 적극 건의했다.

협회 내부적으로도 회원 업체에 철저한 방역과 예약 취소 등과 관련한 적극적인 정보 공유로 민원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다. 무엇보다 부절적한 상행위나 가짜 뉴스는 일치단결해 퇴출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힘든 상황에 주저 앉는 대신 기회를 찾자는 생각이다.

세계인들의 이동 경로가 점점 넓고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위험 요소는 늘 잔재해 있다는 얘기다. 4차산업혁명으로 초연결시대가 개막된 상황에서 즉흥적 처방에 의지할 수만은 없다.

이번 위기를 국가와 지역간 이동의 안전 시스템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또 관광 산업 의존도가 높은 제주는 '청정'관리 자체를 상품으로 고부가가치 시장을 개척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무사증입국과 관련한 말들이 많지만 이번에 확인한 것처럼 통제가 가능하다. 방역 등에 있어 제주 관광업계의 대응 수준은 모범 답안 이상이었다고 자부한다. 업계가 느끼는 피해 정도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렌터카 몇 대가 움직이지 않는다'가 아니라 그로 인해 관리 직원 몇 명은 일을 잃고, 가장이 일을 하지 못하며 가계 생계도 어려워졌다. 가계부 사정이 힘겨워지면서 동네 마트 가는 일도 줄이게 된다. 결국 소비를 통해 움직이던 제주라는 시스템이 멈출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주 관광을 살려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관광협회는 가장 시급한 업계의 경영지원을 위한 관광진흥기금 금리 인하와 융자지원 업종 추가 및 금액 확대, 이미 지원된 관광진흥기금 상환을 유예하는 등 재정지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이르기 전에 국내관광 촉진을 위한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청정 안전지역'이미지 홍보를 통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대표 관광지임을 알리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제주 도민사회의 절대적 지지가 필요하다. 제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나 가짜 뉴스 등에 있어 동조하는 대신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도록 한 목소리를 내 주고, 제주 관광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응원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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