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4년 제주 역사의 비극을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제주 4·3 예술제. 초창기 권력의 서슬에 대항하며 시작한 예술제는 해를 거듭하면서 제주역사의 비극을 예술로 승화시키려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민예총 제주도지회(지회장 김상철)가 내년 치를 4·3 예술제는 10회라는 산술적 의미를 넘어 역사적 진실에 접근하려는 다양한 기획전을 마련, 제주 현대사를 새롭게 조명한다.

 제주민예총은 최근 2003년 제10회 4·3 문화예술제 기획안을 마련했다. 기획안 가운데 우선 눈에 띄는 것은 4·3 발발과 관련한 미국의 책임을 조명하는 ‘미국을 알자’전.

 사진과 미술작품, 만화 등 창작품과 기존작품을 아울러 제주 4·3 당시 미국의 책임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

 그동안 제주 4·3 예술제가 역사적 비극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뒀다면 ‘미국을 알자’전은 역사적 진실에 보다 접근하려는 예술적 시도라는 것이 민예총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마땅한 추모곡이 없는 현실을 감안 4·3 위령제에 쓰일 4·3 추모조곡을 제작, 내년 4·3 예술제 기간에 선보이게 된다.

 △4·3 미술 10년 걸작선 △4·3 문화예술제 평가 심포지엄 △4·3 대표마당극 등 4·3 예술제 10년을 조망하는 기획들도 준비돼 있다.

 특히 제주민예총은 올해 북제주군 구좌읍 다랑쉬굴에서 열렸던 해원상생굿에 이어 내년에는 북촌리 양민 학살 현장에서 위령굿과 설치미술작업을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이제까지 함께 열렸던 전야제와 거리굿을 분리, 4·3 추모기간 시작 전에 전야제를, 4월 3일에는 거리굿을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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