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성액 실적신고 결과 전년 대비 1000억원 상당 감소
실내건축·금속창호 등 주택 관련 위축 뚜렷…과당·출혈 경고 ↑

제주 민간 건설경기를 뒤덮은 냉기에 전문 건설업계가 말 그대로 얼어붙었다. 지난해 침체 분위기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과당·출혈 경쟁과 파장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대한전문건설협회 제주도회의 '2019년도 전문공사 실적신고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050여개 회원사의 평균 기성액은 9840억원으로 앞서 2년 동안 유지했던 '1조원 대' 흐름이 꺾였다. 전체 회원업체 수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2018년 대비 1000억원 정도가 빠져나가는 등 경기 위축에 따른 충격을 반영했다.

기성액은 건설업체가 일정 기간 중의 실제 공사 실적을 자체적으로 평가한 금액을 말한다.  공사 대금 청구 또는 수취 여부와 관계없이 총공사비 가운데 지가를 제외하고 부가 가치를 포함한다. 7월 말 공시하는 시공능력 등 종합 평가 결과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업계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전국적으로 제주를 포함한 서울과 부산, 울산, 전남에서 실적 저조가 나타났다. 전체 건설 시장 규모와 공공 부문 영향을 반영할 때 제주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지만 부분별 편차가 컸다.

가장 타격이 컸던 분야는 실내건축으로 전년 대비 기성액 규모가 29% 정도 감소했다. 비계 부문도 23%대 감소를 기록했다. 지붕관련이 30%, 금속·창호 부문도 1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민간 건설 경기 영향이 컸다.

대한건설협회 도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도내 종합건설회사 474개사 가운데 290개 회원사가 신규 도급한 공사는 총 545건에 5404억 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0% 감소했다.

이중 민간 건설(누계 기준)은 전년 대비 건수 27%, 금액은 57.0%나 줄었다. 12월만 민간 부문 계약 건수가 1년 전과 비교해 67.0%, 금액은 94.0%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올해 사정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상대적으로 공공 건설과 연관성이 있는 부문은 비교적 선방했다. 상하수도와 철근콘크리트, 유지 성격이 강한 승강기 부문은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상황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제주에만 시설유지관리 부분에 200~300개 업체가, 설비 전문은 많게는 800개 업체가 사업자 등록을 하는 등 시장 내 경쟁으로 인한 손실도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문건설협회 도회 관계자는 "2018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타 지역 업체가 제주로 전입하면서 회원수가 늘어났다면 소규모 자본금으로 업체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폐업 후 재진입과 추가 법인 신고 등 쪼개기 형태로 수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정이 어렵다보니 부문 잠식이나 무실적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고 미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