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영 한의사·한의학 자문의원

언제부터인가 파란 하늘을 보는 것이 손에 꼽힐 만큼 올해도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세먼지는 석유나 석탄이 연소될 때 만들어지는 물질로 다양한 오염 물질들이 뒤엉켜있는 먼지이다. 이러한 미세먼지 중에서도 더 작은 입자의 먼지를 초미세먼지라고 하며 주로 자동차 배출가스를 통해 배출되는데, 기관지 중에서도 가장 깊은 허파꽈리에까지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좋지 않다.

이처럼 날이 갈수록 나빠지는 대기 오염 때문에 호흡기 건강에 대한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에 대비하여 침 치료와 한약 처방으로 호흡기를 튼튼하게 관리한다.  코와 입을 비롯해서 등 부위에 폐와 관련된 혈자리를 직접 자극할 수도 있고, 리모컨처럼 손과 발에 있는 혈자리를 이용하여 염증을 낮추고 호흡을 편안하게 유도할 수 있다.

또한 한약은 경옥고(瓊玉膏)를 우선적으로 처방할 수 있는데, 이 경옥고는 공진단, 청심환과 함께 한약 3대 명약중의 하나이다. 인삼, 숙지황, 백복령 등의 약재를 꿀에 담아 3일간 중탕하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하여 총 6일간의 과정을 거쳐 만들게 된다. 최근 경옥고로 미세먼지로 인한 폐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가 SCI급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바 있다. 연구를 통해 경옥고가 폐 조직 손상을 유발하는 활성산소의 발생을 줄이고 염증과 관련된 수치를 낮추는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요새는 한약의 제형도 다양해져서 경옥고도 환제나 시럽 등의 형태로도 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 어린아이도 잘 먹을 수 있을 만큼 약의 성미(性味) 또한 순한 편이나 임의로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한방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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