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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고유정 전 남편 살해사건 법원 판단은장소·도구 사전준비 “철저한 계획범행”
김경필 기자
입력 2020-02-20 (목) 19:01:13 | 승인 2020-02-21 (금) 08:50:19 | 최종수정 2020-02-26 (목) 10:28:02

졸피뎀 투약·청소용품 구매·인터넷 검색 등 증거
의붓아들 사망원인 미궁 속으로…검찰 항소 무게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20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졸피뎀 투약과 범행장소 및 도구 사전 준비 등 계획범행이 인정된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이다. 그동안 성폭행 시도에 저항한 우발적 범행이라는 고유정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이 나오면서 사건이 미궁으로 빠지게 됐다.

△재판부 계획범행 인정

고유정이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기소된 이후 최대 쟁점은 계획범행 여부다.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한 후 사체를 손괴하고 은닉한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성폭행 시도에 저항한 우발적 범행을 주장, 장기간 법정공방으로 이어졌다.

고유정은 졸피뎀 투약과 범행장소 사전 물색, 범행도구 준비 등 검찰이 제시한 계획범행을 전면 부인했지만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고유정의 그랜저 승용차에서 발견된 붉은색 담요에서 피해자 유전자와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된 점에 주목했다.

고유정이 지난해 5월 17일 충북지역 한 병원에서 감기약 5일분과 졸피드정 7일분을 처방받고 다음날 제주에 입도했지만 감기약 5일분만 발견된 점 등을 토대로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투약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고유정이 일방적으로 면접교섭 장소를 청주에서 제주로 변경한 사실에 대해서도 “CCTV가 설치되지 않은 펜션을 범행장소로 선택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5월 20일과 24일 휴대용 가스버너와 몰카패치, 핸드믹서기, 식도와 락스 등 다량의 청소용품을 구매한 행위 등도 범행도구 사전 준비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가족형 숙박시설에 투숙하면서 다수의 청소용품 등을 구매해 가져가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 전후 김장백 24장을 구매했으나 7장만 발견됐다”며 “나머지 17장은 훼손된 사체를 포장하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고유정이 지난해 5월 10일부터 16일 사이 집중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졸피뎀, 키즈펜션 CCTV, 대용량 믹서기, 혈흔, 호신용 전기충격기, 니코틴 치사량, 수갑, 뼈 강도, 제주바다 쓰레기 등을 검색한 사실도 계획범행을 뒷받침했다.

△범행후 성폭행 시도 위장

고유정은 전 남편의 성폭행 시도에 저항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범행을 위장한 것으로 판단했다.

고유정이 범행장소인 펜션을 예약할 당시 전 남편과 아들 등 3명이 함께 이용하겠다고 예약했다는 점에서 피해자를 펜션으로 유인해 살해하려고 사전에 계획했다는 것이다.

고유정이 전 남편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도 범행 위장의 근거로 제시됐다.

고유정은 전 남편을 살해한 이후인 지난해 5월 27일 전 남편에게 “성폭행미수 및 폭력으로 고소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전 남편 휴대전화를 조작, “미안하게 됐다”는 문자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마치 피해자가 피고인을 성폭행하려다가 실패하고 그런 행위를 자책하다가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처럼 꾸며낸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을 숨기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또 “피고인이 만일 피해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한 신체접촉이 발생했다면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경찰에 신고해 증거를 거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의붓아들 사망 ‘미궁’

고유정의 전 남편 살해 혐의와 달리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오면서 사건이 미궁으로 빠지게 됐다.

검찰은 고유정이 2018년 10월부터 2019년 2월 사이 두 차례 유산을 반복하는 과정에 현 남편이 유산한 아이에 대한 관심보다 피해자만을 아끼는 태도를 보여 적개심을 가지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검찰은 의붓아들이 숨진 지난해 3월 2일 고유정이 PC와 휴대전화를 검색하고 제주행 항공권을 구입한 사실을 증거로 제시했고, 범행 전 피해자 아버지에게 수면제인 명세핀정을 차에 타 마시게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독세핀 성분이 함유된 명세핀정을 미리 갈아뒀다가 차에 넣어 피해자 아버지가 이를 마시게 하고, 깊은 잠에 빠지게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의붓아들 사망원인이 미궁으로 빠지게 됐으며, 검찰 항소가 점쳐지고 있다.

피해자 아버지 측도 20일 판결선고 직후 “경찰의 초동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검찰이 즉시 항소해서 진실을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필 기자

김경필 기자  kkp203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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