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관리 집중 관광업계 ‘당혹’…감편 계속 증가 등 파장 불안감 커져

코로나19 확진환자 나오면서 경기 급냉 가속화…“태풍 경보 내린 듯”
청정 관리 집중 관광업계 ‘당혹’…감편 계속 증가 등 파장 불안감 커져

“이대로 문을 닫아야 하는 걸까, 이 이상 얼마나 더 힘들어야 할까 하는 걱정 때문에…”제주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제주도내 주요 상점가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이른 봄에 맞춰 재개시 준비를 하던 관광업계 역시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우리나라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이후 급냉각된 관광시장 여파를 간신히 견디고 있는 상황에서 도내 확진 환자 발생은 말 그대로 찬물을 끼얹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제주시 연동에서 음식점을 하는 A씨는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왔다는 정보를 예약 취소 전화로 알았다”고 말했다. 설 연휴 이후 꼬박 한 달만의 단체 예약이었다. A씨는 “나름대로 관리도 잘 하고 준비도 했던 상황”이라며 “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중앙로지하상가는 물론이고 주요 전통시장, 대형매장 등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냉기가 수위를 더했다.

첫 확진 환자 발생이 공식 확인된 21일 제주시 중앙로지하상가와 칠성로상점가 등은 ‘월요일 오전’분위기가 났다. ‘개학·입학 전 대목’이었지만 상인들이 고객보다 더 많았다. 어쩌다 나타난 사람들도 마스크를 한 채 필요한 업무만 보고 사라지기 일쑤였다. 인근 동문시장 공설주차장은 단 한 차례도 ‘만차’안내를 하지 않았을 만큼 여유로웠다. 시장 관계자는 “관광객만 문제가 아니라 도민들도 안 움직인다”며 “마치 지역에 태풍 경보가 내려진 것 같다”고 전했다.

관광업계 내부는 ‘초토화’됐다. 주말 예약은 큰 변동 없이 소화하고 있지만 3월 예약 현황에 ‘빈 칸’이 늘어가면서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최근 성명서와 입장문 등을 통해 ‘청정’이미지를 유지하면 제주를 유지하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관광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내비쳤던 만큼 충격은 컸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며 2월 예약은 평년 80~90%까지 감소했다. 실제 도내 B특급호텔의 2월 객실 판매율은 1년 전 30%에도 못 미쳤다.

여기에 5명이상 모이는 행사는 가급적 자제해 달라는 제주도 등의 협조 요청이 내려오며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기본 체험행사까지 모두 중단됐다. 시설 관람과 체험 프로그램을 꾸리던 C업체 관계자는 “2월 들어 매일 문을 열어야 할까 말까를 고민했다”며 “이대로면 마지막 주 매출은 ‘0’가 될 판”이라고 말을 아꼈다.

임시휴업 등으로 급한 불을 끄던 렌트카 업체나 기념품 판매업소 등에서는 장기 영업 중단에 따른 대응에 나섰다.

2월 마지막주 하늘길은 더 좁아졌다. 

법무부가 ‘제주도 무사증입국불허국가 및 체류지역확대허가 국가 국민’을 지정고시, 지난 4일부터 제주 무사증 입국제도가 일시 중단됐다. 제주와 중국을 연결하는 하늘길은 이달 중순 모두 닫혔다. 국적 항공사의 제주노선 스케줄도 계속해 바뀌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14~22일 편도 기준으로 제주노선 항공기를 33편 줄였었다. 27일까지는 51편으로 늘어난다. 제주도의 대구발 노선 중단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감편 항공기는 더 늘어나게 된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1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49만4691명으로 지난해 간은 기간 82만1756명에 비해 39.8% 감소했다. 이중 외국인은 2만2309명으로 전년 동기(8만4739명) 대비 73.3%나 줄었다. 내국인은 47만238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3만7017명과 비교해 35.9%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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