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제주대병원 출입구에 코로나19 확진 환자 도내 발생으로 인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알리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연합뉴스

도내 음압병실 민간 합해도 17병상 불과 대량 확산시 부족
역학조사관·전문의 인력 외부 확보 어려워 사전 대책 필요

제주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명째 발생한 가운데 앞으로 지역사회 감염 확산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지만 대응역량은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역학조사관과 의료진, 음압격리병실 등 의료체계 확충과 함께 환자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확산 대비 의료인력 확충 필요
23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역학조사관은 민간에서 감염병관리지원단에 위촉된 2명과 2년 과정의 질병관리본부 교육을 이수한 공무원 3명, 공중보건의 1명 등 6명에 불과하다.

이들 역학조사관이 지난달 말부터 현재까지 324명에 달하는 의사환자에 대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도내 6개 종합병원과 서귀포 열린병원 등 7곳에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가운데 투입가능한 전문의 숫자는 15명 뿐인 실정이다.

전문과목별로 감염내과 전문의가 4명이고,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11명이다. 감염관리 전문·실무 간호사도 4명에 그치고 있다. 특히 이날 현재까지 검사중인 의사환자는 77명으로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폐렴환자를 포함해 감염여부 검사 기준을 강화하면서 검사대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등 국외를 다녀온 적이 없고 폐렴 증상을 보이지 않더라도 고열과 기침 등의 의심 증세를 보이면 감염 여부를 검사할 수 있도록 기준을 확대했고, 폐렴환자는 전수 검사를 시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서 섬 지역 특성상 타 지역처럼 인근 지역에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유사시를 대비한 인력 확충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도 관계자는 "대구시의 경우 20명 이하의 역학조사팀으로 수백명의 확진자를 감당하기 힘들어 인근의 여유인력을 확보했다"며 "역학조사인력 5~10개팀 예비명단을 짜놓았고, 도내 의료인력만으로 한계가 있을 정도로 심각해지면 타 지역과 질병관리본부, 정부 등에 추가 인력 파견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압격리 17병상뿐
확진자를 수용할 수 있는 음압격리병실은 제주대병원 8실·9병상, 서귀포의료원 3실·3병상, 한라병원 4실·4병상, 중앙병원 1실·1병상 등 민간시설을 합쳐도 16실·17병상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입원 치료가 가능한 음압병실은 11개뿐이다.

도는 대구·경북처럼 지역사회 감염으로 사태가 확대될 경우를 대비해 제주대병원 4층 병동을 개조해 33개의 병실을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해당 병실은 음압병실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 격리만 가능하다.

이와 함께 원칙적으로 선별진료소마다 이동식 X선 촬영장비가 구축돼 의심환자를 신속히 검사할 수 있어야 하지만 지난 21일에야 선별진료소 7곳에 구입 예산을 교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별진료소에서 즉각적인 폐 검사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의심환자의 동선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동식 장비를 상시적으로 구비해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음압병실은 아니지만 4층 병동 전체를 개조하고, 각 실에 격리하기 때문에 감염 우려는 거의 없다"며 "대규모 격리시에도 1~2차 단계로 검역소 격리시설과 인재개발원인재개발원 70실을 넘어갈 경우 유스호스텔과 일반 숙박시설까지 임대할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동선 최소화·홍보대책 필요
의심환자의 동선을 최소화하고 접촉자들이 신속히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홍보대책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구를 방문한 제주지역 2번째 확진자의 경우 18일 새벽 3시30분께 가벼운 증상 발현 이후 검사가 늦어지다 보니 21일까지의 동선이 더해졌고, 병원의 선별진료소를 찾지 못해 병원 민원실을 방문하면서 접촉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본인이 검사를 원하는 경우 적극적으로 검사를 실시하는 동시에 선별진료소 안내를 강화해 접촉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나타날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해달라'는 표현보다 우선 '1339 신고' 후 안내에 따라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동선 최소화에 중요한 사항이다.

이와 함께 제주도가 발송하는 확진자 동선 등 재난안전문자의 경우 2013년 이전 출시된 4G폰을 비롯해 오래된 휴대전화는 수신이 불가능한 만큼 정보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제주도 자체 문자전송시스템 가입이나 안전디딤돌 앱 설치를 홍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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