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방문·대면거래 특성 매매↓ '다중고' 호소
지난해 위축 이어 침체 장기화·인력난 등 고전

제주 부동산 시장이 코로나19에 일격을 당했다. 전통 이사철인 신구간 수요가 사라졌다고 하지만 '새 학기' 등에 맞춰 움직이던 분위기까지 가라앉았다. 주택가격 하락세에 꿈틀대던 실수요마저 발을 멈췄는가 하면 '대면 거래'특성이 발목을 붙들었다.

지난해 건축 인·허가 감소 영향에 현장 인력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회복은커녕 버티기에 급급하는 등 '다중고'에 처했다.

국토교통부가 27일 발표한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 및 미분양 주택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은 1057호로 지난해말 1072호에 비해 1.4% 감소했다. 실상은 지난해 인·허가와 착공이 줄어들며 기존 적체 물량이 해소된 것이란 것이 시장 안팎의 분석이다. 2018년 1295호가 밀려 있던 상황이 조금 풀리며 올 상반기 건설 시장이나 주택 경기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코로나19'영향력이 가로막았다.

1월 중 주택 인허가 실적은 381호로 지난해 1월 458호보다 16.8% 줄었다. 최근 5년(2015~2019) 평균 980호와 비교해 61.1% 감소했다.

설 연휴를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317호로 1년전(667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52.5%) 착공 실적이 민간 건설시장의 위기감을 대신했다. 1월 착공실적은 최근 5년 평균(1188호)의 3분의 1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정부의 '9·13', '12·16' 대책도 막지 못한 부동산 투자 수요가 잠잠해진 영향을 피해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불안감이 커지면서 '집'을 보러 가거나 계약을 체결하는 상황까지 꺼리는 등 부동산 시장도 '개점휴업'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관망세에 더해 전염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1월 제주 주택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888건으로 최근 5년 평균 거래량에 비해 23% 줄었다.

연동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전화 문의가 간간이 있기는 했지만 요즘은 거의 문만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손님이 없어서 이참에 쉬자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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