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장선 제주교통연구소 책임연구위원·2017/2018 라이온스 제주지구 총재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정신이 없다. 다행히도 제주에는 확산지역을 다녀 온 두 명을 제외하고는 큰 소식이 없어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모두들 숨을 죽이고 있는 실정이다. 

어려운 이때 제주도 당국에서 위문품을 보냈고 필자가 소속된 라이온스 조직에서도 삼다수를 대구 경북지역으로 보내 코로나와의 싸움에 헌신하는 많은 분들께 응원을 보태고 있다. 하루 빨리 이 난국이 끝나기를 기원하면서 모두가 힘을 내기 바란다.

코로나 사태에서 보듯 사람의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특히 상대적 약자인 어린이나 노약자를 보호하는 활동에는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해 말 개정된 일명 민식이 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 제주도에는 323개소의 어린이 보호구역이 있는데 초등학교 120여개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보호구역이라는 표지판만 서 있어 법을 적용하기가 어려울 만큼 시설이 열악하다. 규정을 보면 횡단보도 신호등이나 과속방지턱, 과속단속 카메라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되어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말이다.

과속방지턱이나 신호등이 일부 학교에는 시설이되어 있지만 단속 카메라는 23개교에 25대만 설치가 되어있다,

시속 30Km이상으로 주행중 교통사고를 내면 아주 강한 형사처벌을 받는 법 시행이 다음달 말로 코앞인데 속도를 검지하는 카메라는 300개의 어린이 보호구역에는 단 한 대도 없으니 참 난해하다.

어린이 보호구역을 담당하는 자치경찰 당국에서는 올 상반기에 5개를, 하반기에는 15개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하고 행정안전부와 예산을 협의하고 있다는데 문제는 예산이 있어도 일시에 설치를 하지 못한다고 한다. 단속카메라를 제작 납품하는 회사가 24시간 가동을 해도 전국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3년이 걸리기 때문이라 행안부에서도 향후 3년의 유예를 두고 있다지만 그렇다면 법 시행일도 시설 시기를 감안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 해 보면서 그 동안은 교통사고 조서에 30Km이상 사고라고 하면 중과실 사고가 된다. 

또한 현재 시설되는 단속 카메라는 2차선에서만 단속이 가능하므로 시설지 선정에도 2차선 도로만을 우선으로 하고 있어서 실제 과속이 우려되는 다차선에서의 단속은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오늘이 개학일이었지만 코로나 19로 잠시 연기되었는데 등굣길에 보면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이 교통안내를 하고 있을 시간이다. 스웨덴 등 북유럽 같이 우리 아이들이 룰루랄라 하면서 걸어 다닐수 있을 때까지 보호구역다운 안전공간을 어른들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나마 도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10년 넘게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보호구역을 조금만 벗어나도 차량속도는 엄청나고 위험요소는 얼마든지 많다.

정부에서는 50/30운동으로 도로마다 자동차 속도를 평균 10Km 이상 줄이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려는 운전자는 많지 않다. 과학적으로 교통흐름을 유도하거나 버스 전용차로, 교통유발부담금 부과나 거주자 우선 주차제 등으로 교통의 정책적 꿈은 큰데 현장에서는 이를 느끼지 못하거나 아직 구상만 요란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오늘부터라도 당국에서는 보호구역의 전수를 조사하고 사고 우려가 많은 곳을 파악해서 우선시설이 가능한 신호등이나 과속방지턱, 가로등 같은 안전시설을 보강하고 어린이들의 안전을 담당하는 조직을 만들고 전문인력을 늘려야 한다. 

여기에는 교통은 물론 어린이들의 행동특성을 이해하는 전문가들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온 나라가 코로나에 잠겨있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말과 같이 충분히 이겨 낼 것이다. 곧 개학이다.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코로나 예방과 교통안전에 신경을 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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