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보다 0.2% 하락…1년전 대비 1.3% 상승해
해외여행·화훼 가격 하락에도 가계부 부담 묵직

주부 김소영씨(42·제주시 연동)는 2월 가계부를 정리하다 그냥 덮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외식비며 학원비 지출이 줄었지만 대중교통에서 자가용으로 출퇴근 수단이 바뀌면서 남편 용돈은 늘었다. 김씨는 "개학 전 가기로 한 여행도 취소하고 아이들 간식비도 줄었는데 결론은 마이너스"라며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제주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달보다 소폭 하락했다. 1년 전보다는 1.3%포인트 올랐다. 코로나 19로 경기가 위축되며 씀씀이를 줄였지만 일부 품목에 개별적으로 한정된 영향을 미치면서 가계부 먹구름을 걷지는 못했다.

제주지역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달보다 소폭 하락했다.

3일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가 발표한 지역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제주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6.69(2015년=100)를 기록했다. 지난 1월에 비해 0.2% 하락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3% 상승했다.

품목 성질별로 농축수산물이 전월대비 2.1% 떨어졌다. 지난해 2월에 비해서는 0.1% 하락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보다는 1.9% 하락했지만 1년 전보다는 1.9% 올랐다.
1월과 비교해 물가가 하락했지만 매년 가계부를 쓰는 입장에서는 2월 지출을 막기에 급급했다.

가계부 물가와 밀접한 생활물가지수는 1월보다 0.2% 떨어진 데 반해 지난해 2월보다 2.3% 상승했다. 새학기나 새학년, 이사 등 매년 이 시기 지출하는 항목을 감안하면 '힘들다' 소리가 절로 났다는 얘기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 위축으로 해외여행이나 관광 관련 상품 가격이 1월보다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단체여행비는 지난해 2월에 비해 8.9%, 지난달보다 5.8% 내려갔다. 졸업 대목을 놓친 생화 가격도 1월보다 5.1% 하락했다. 헬스클럽이용료도 6.1% 떨어졌다.

제주도가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직영 유료 공영주차장 36곳의 요금을 현행 50%까지 한시적으로 감면하기로 하면서 주차료가 64.2%나 줄었다.

휘발유와 경유는 전달에 비해 각각 0.1%, 1.2% 내렸지만 1년 전에 비해 16.5%, 12.2% 부담이 커졌다.

음식점 등이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은 것과 달리 외식물가 기세는 등등했다. 1년 전에 비해 오른 가격은 내려가지 않았고, 2월만 갈비탕 가격이 전달 보다 4.7% 올랐다.

자동차보험료도 오름세를 탔다. 세금이나 이자, 연금 등 물가에는 반영되지 않는 비소비지출 부담은 여전했다.

무상교복 등의 보건·교육 분야 복지 확대에도 관련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0.8% 오르는 등 가계부 상황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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