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구매 행렬 잇따라…10분 만에 250매 전부 동나
발길 돌린 도민 속출…신분증 등 미지참 항의 이어져
뒤늦은 공지 일부 헛걸음…관련 문의에 업무마비까지

정부가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전국 약국 판매처를 대상으로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한 가운데 제주 지역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시행 첫날인 9일 제주 시내 한 약국에는 비 오는 날씨 속에서도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이내 긴 줄이 만들어졌다. 마스크 판매 시각인 오후 5시, 약국에서 번호표를 배부한 지 단 10분 만에 마스크 250매가 전부 소진됐다. 공적 마스크 판매가 끝났다는 공지가 있었지만 사방에서 크고 작은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모씨(74·46년생)는 "마스크를 언제 판매하는지 몰라 오늘만 약국을 3번이나 다녀갔다"며 "판매 시간을 제대로 알려줬더라면 헛걸음을 덜 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대리구매 때 필요 서류를 챙기지 못해 발길을 돌린 도민도 속출했다.

고모씨는(59)는 "함께 사는 장모님(41년생) 마스크를 대신 사려고 왔는데 가족관계증명서가 없어서 빈 손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홍보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고 아쉬워했다.

소규모 약국들에서는 한정된 인력으로 중복 구매 제한을 위한 신분 확인과 마스크 판매, 일방 처방전까지 소화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약국 관계자는 "아침부터 마스크 관련 전화를 받느라 다른 일을 거의 못했을 정도"라며 "'오후5시 판매'라고 설명은 했지만 오전부터 구매 문의가 잇따랐다"고 전했다.

제주의 경우 중복 구매 민원과 약국 업무 병행을 위해 판매 시간을 '오후 5시'로 정했지만, 이 것 역시 불만요인이 됐다.

제주도약사회 관계자는 "도서 지역의 특성과 도매상을 통한 분류작업 등 배송 과정을 고려해 약국 판매 시간을 통일했다"며 "제각각 판매에 따른 민원을 막기 위한 조치였는데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마스크 5부제'에 따라 출생연도 끝자리가 월요일 1·6년, 화요일 2·7년, 수요일 3·8년, 목요일 4·9년, 금요일 5·0년인 사람은 신분증을 지참하면 공적 판매처 약국에서 마스크 2매를 살 수 있다.

중복 구매 확인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도내 농협하나로마트와 우체국은 시스템 구축될 때까지 선착순으로 1인당 1매씩 공적 마스크를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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