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생 취재2팀장·부국장

하루의 시작을 '코로나19'로 시작하는 게 요즘 일상이 돼 버렸다. 매일 포털에서는 코로나19 감염증 현황으로 검사진행 1만8452명, 확진환자 7513명, 격리해제 247명, 사망 54명(3월 10일 0시 기준) 등의 수치를 알려주고 있다.

지난 8일 부산에서 첫 국내 임신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보건당국은 모자간 수직감염 가능성을 거의 없다고 판단했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현실이다.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이 조산이나 신생아 저체중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지난 2015년 메르스 당시 임신 중 감염됐던 30대 환자의 경우 완치 판정을 받은 후 신생아를 정상 출산했으며 산모와 신생아 모두 건강했다는 게 다소 위안이 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예전 국난극복의 상황에서 강조되어온 이 말이 이제는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로 바뀐 형국이다. 코로나19의 감염경로를 볼 때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모일수록 전파력이 강해 확산을 막기 위해 대면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등이 바라지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식당을 비롯해 대화를 나눌 때도 다른 사람과의 간격을 2m이상 두거나 코레일 또는 지하철, 버스 내에서 떨어져 앉기 등 생활의 변화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언론을 통해 비판여론이 높은 반면 해외에서는 국내 의료시스템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19 감염증 대처를 두고 전 세계가 모범사례로 치켜세우고 있는 현실이다. 중국 외 지역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국내에서 나왔지만 이는 코로나19 진단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해내는 시스템에서 비롯됐다는 보도다.

지난 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각 나라의 보건전문가들이 한국의 대규모 진단이 모범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은 중국의 치사율은 3.6%이고 이란은 치사율이 10%까지 육박하는 수치를 보였다고 전했다. 한국은 환자가 발생한 국가 중에 가장 낮은 0.69%대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규모와 속도를 볼 때 한국의 코로나19 검사는 국제적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면서 국내 집계 수치가 가장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지난 5일 한국이 코로나19에 대한 해법을 찾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이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수십만 명을 검사하고 있다. 이들은 정확도가 95%이상인 검사를 받았고 초기 발견에 따른 치료가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코로나19 치사율이 1% 아래로 집계된 결과"라고 전했다. 지난 9일 코로나19 발생 50일을 맞은 가운데 국내에서는 최근 나흘간 감염증 확진자가 6일 518명에서 7일 483명, 8일 367명, 9일 131명 등으로 수치가 확연하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 같으면 대학가에서는 MT 또는 개강파티 등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모임 등이 많은 시기지만 초·중·고교, 대학 등에서 개학과 입학이 연기돼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다. 무엇보다도 사회적 만남이 적어져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오히려 늘어났다. 예전에 못했던 가족간의 식사와 대화의 시간도 많아져 그만큼 가족의 소중함을  더하고 있다.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면서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양보하자는 운동이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다.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정작 필요한 의료진이나 취약계층에 전달되지 못하면서 양보와 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우선되어야 한다. 자유롭게 외출해서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돌아다니고, 친구들을 만나 수다도 떨고 우리에게 주어졌던 평범한 일상이 지금은 그립다. "공기가 이렇게 신선한 줄 몰랐다" 12일 동안 격리됐다가 해제된 한 대구시민이 말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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