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스토리 / 오영순 사회적기업 일배움터 대표

오영순 사회적기업 일배움터 대표.

발달장애인 직업 자활 원예·바리스타사업 등 지원
꽃·흙 자연과 교감 성장 돕는 '치유농업' 도전 주목

누구에게나 일상은 치열하다. 차가운 땅속에서 싹을 틔우고 모진 비와 바람을 견뎌내는 꽃에게도 그렇다. 우리가 당연하듯 만나는 '평범한 하루'는 사실 인내와 노력의 시간이 만들어낸 '결코 평범하지 않은 순간'이다.

10년 전부터 제주 발달장애인의 직업 자활을 돕고 있는 오영순 사회적기업 일배움터 대표는 그들과 함께 '꽃 같은 삶'을 꿈꾸며 '평범한 하루'를 맞이하고 있다. 

오 대표는 발달장애인의 자활을 돕기 전 소비자와 기업 간 분쟁을 조정하는 상담사로 활동했다. 상담 업무에 전념하는 동안에도 꾸준히 요양원 봉사를 다녔고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야간학교에 다니며 사회복지를 공부했다.

오 대표는 사회복지를 공부한 후 지금 대표직을 맡고 있는 '일배움터'에 입사했다. 일배움터는 제주 발달장애인의 교육과 취업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원예·청년장애인 바리스타카페·농산물·중증장애인 직업재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열정 하나로 낮과 밤 할 것 없이 발달장애인 자활을 위해 매진한 그에게도 힘든 순간이 찾아왔다.

그는 "퇴사까지 고민한 시기가 있었지만 지원과 관심만 있다면 우리처럼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발달장애인들이 눈에 밟혔다"며 "그들을 돕는 일을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늘 돌봄을 받는 발달장애인이 일배움터의 사업을 통해 꽃과 교감하며 자신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라고 인식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

그는 "굳이 교육하지 않아도 원예사업을 통해 꽃·흙과 교감하며 자연스럽게 마음을 치유하고 성장하는 발달장애인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며 "작업장에 가면 항상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자연을 통해 성장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치유농업'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며 "발달장애인이 주체가 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 프로그램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배움터의 가치와 철학은 청년장애인들이 '남들처럼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꽃, 자연과 함께 성장하며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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