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발 항공사별 수속 데스크가 텅 비어있다.

쿠알라룸푸르 직항 13일 중단…5개국·26개 노선·주간 390편 사라져
중국 자국민 이송 임시편 16·18일 예정 뿐, 국내선 여객도 '반토막'

날씨 변수를 제외하고 제주국제공항에 '국제선'이 뜨지 않는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졌다. 제주공항에 국제선이 취항한 지 51년만의 일이다.

13일 제주관광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사 등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현지시간(스위스 제네바)으로 11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확산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말레이시아 정부가 13일 0시(현지 시간)부터 한국인과 한국발(發) 외국인 여행자의 입국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 이후 제주국제공항의 유일한 국제 노선이던 제주-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직항이 중단됐다.
 

14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발 수속 창구.

코로나19의 하늘길 파장은 마른 풀에 불붙듯 번져갔다.

코로나19 사태 전 계획된 동계스케줄(2019년 10월 27일∼2020년 3월 28일)을 기준으로 제주 기점 국제선은 중국·일본·태국·말레이시아·대만 등 5개국 26개 노선이다. 주간 390편의 항공기가 뜨고 내릴 것으로 계획됐었지만 말 그대로 사라졌다.

지난달 4일 제주 무사증 입국 중단 조치를 내린 뒤 2주만인 17일 제주국제공항 중국 노선 운항편수는 '0'를 기록했다. 불과 한 달전만 하더라도 하루 평균 24편이 뜨고 내렸다. 탑승률도 86%였다.

폭설이나 태풍 등의 기상악화로 중단됐던 사례를 제외하고 201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후 중국 국적 항공사가 운항 재개를 시도했지만 현재는 제주에 있던 미등록 중국인 귀국 지원을 위해 투입하는 임시편 운항이 고작이다. 다음주 16·18일 각각 1편씩 투입하는 것 외에는 운항 계획이 없는 상태다.

대만·홍콩 등 중화권 노선과 태국 노선 등은 지난 3월 1일 자로 전면 중단됐다.

한국과 일본이 지난 9일부터 상호 무사증(비자) 입국을 금지하는 등 입국 절차를 강화하면서 제주-일본 하늘길도 텅 비었다. 이미 지난해 한일무역마찰로 불거진 '보이콧 저팬'여파로 반토막이 났던 일본 하늘길도 지난 7일 도쿄발 제주행 항공기를 끝으로 닫혔다.

마지막 보루던 쿠알라룸푸르 직항까지 중단되면서 14·15일 제주공항국제선은 '개점휴업'했다.
 

출·도착 정보가 사라진 국제선 안내전광판.

국제선 안내전광판에서 아예 출도착 정보가 사라졌다.

국내선 역시 사정이 어렵다. 대한항공 등 국적항공사들이 이달 말까지인 동계 스케줄을 조절하며 지난 10일까지 국내선 운항 편수는 1만180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1654편)보다 12.6% 줄었다. 한국공항공사 항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국제공항을 이용한 여객은 총 132만5440명으로 전년 동월(231만5219명) 대비 42.8% 급감했다. 2월을 기준으로 2013년(130만7672명) 이후 가장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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