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로 본 현안과 해결방안 <3> 행정체제 개편 모형 대안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이후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제주도민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0년 첫 행정체제개편위원회 가동 이후 10년 넘게 논의만 이뤄지면서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 도민 요구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0년 첫 행정체제개편위원회 가동 등 10년 넘게 논의만
"제주도민 자기결정권 행사 통한 시장직선제 등 결정해야"
이미 도민사회 토론 과정 통해 도출한 대안 나열수준 그쳐

지난 2006년 7월 고도의 자치권 확보 등을 목표로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제주도민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정치권과 정부의 소극적인 입장으로 '논의'만 이어가고 있다. 4·15 총선에 나선 예비후보들은 제주도민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해 도민이 원하는 행정체제 모형을 도입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총선 예비후보들이 전하는 자기 결정권 확보 방안이 해묵은 행정체제 개편 논의를 종식하고 도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제주시갑 "도민합의 최우선"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그동안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해서 동·서 제주시 체제를 비롯해 대동제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며 "국정과제의 기본방침은 제주도가 특별자치를 통해 자기결정권을 갖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직선제에 대한 의견도 갈리고 있는데 그만큼 민간한 문제이면서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제주도가 자기결정권을 갖고 도민 합의를 거쳐 최적의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장성철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는 "행정시장직선제가 문재인 정부에서 불수용 결정을 내리면서 사실상 무산됐다"며 "강창일 의원이 행정시장 직선제를 위한 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성과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1도·2행정시장 체제보다 기초자치권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행정체제가 개편돼야 한다는 도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최종적인 대안의 확정은 반드시 주민투표를 거쳐서 정책적 정통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병수 정의당 예비후보는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주민들의 민주적 결정권은 사라졌으며, 특별자치라는 명분 안에 본질적인 '자치'는 사라져 버렸다"며 "도민들에게 더 많은 권리가 주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장직선제 만으로는 대안이 될 수 없고, 이를 견제할 만한 기초의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병수 예비후보는 "기초의회와 시장직선제는 반드시 부활해야 하고, 더 나아가 읍면동 자치까지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희수 무소속 예비후보는 "포괄적인 방식의 정부 권한 이양을 통해 개편에 대한 제주도와 제주도민이 자기결정권을 확보해야 한다"며 "제주도가 주도해 우선적으로 지방분권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확보하게 되면 정부의 계획과 큰 틀에서는 함께 추진하되 다른 한편으로는 제주도의 주체적인 계획 수립이 가능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희수 예비후보는 "행정시장 직선제는 국회에서 제주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행정시의 권역 조정은 도의 조례 개정으로 가능하다"고 전했다.

△제주시을 "사회적 합의 바탕"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2006년 제주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분권'과 '자치'라는 제주특별법의 근본적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고, 도민의 삶의 질 측면에서 나아진 것이 없거나 오히려 하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례 제·개정의 주민직접발안제도 도입, 주민참여예산제도 확대를 통해 '주민주권을 실현'할 것"이라며 "제주형 자치분권 모델 구현을 통해 '중앙-지방 및 자치단체 간의 협력 강화'를 이뤄내고,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지방선거제도 개선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부상일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는 "도지사 한 사람에게 집중된 현재의 행정체제는 지방지치의 취지에 맞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주민밀착형 행정이 되기 위해서는 기초의회의 논의로 1차 걸러지고, 2차 광역의회 등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가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밝혔다.

부상일 예비후보는 "최소한 행정시장은 주민이 선택할 수 있는 쪽으로 보완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어떤 형태로든 도민의 논의를 거치면서 대안들이 나올 것"이라고 피력했다.

△서귀포시 "풀뿌리 민주주의 제도 시급"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기본적으로 풀뿌리민주주의인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를 부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도지사에게 집중된 권한을 기초자치단체에 분산하고, 기초자치단체가 선의의 경쟁을 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시장 직선제든 기초자치단체 부활이든 그 여부에 대해서는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 제주도민들이 자기결정권을 통해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필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는 "행정의 효율성과 혼란을 막기 위해 행정시장 직선제를 시행하되 기초자치단체 부활 대신 도의회가 기초자치단체를 관장하는 방안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경필 예비후보는 "도민의 불편해소와 행정의 민주성 확보, 도지사의 권한을 일부 위임받아 책임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행정시장 직선제는 시급하다"며 "기초자치단체 부활은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도의회가 기초자치단체까지 관장을 하면 된다"고 전했다.

△10년 논의 되풀이 수준 해법

시장직선제와 기초의회 부활 등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선 5기 우근민 지사가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공약하면서 행정체제개편 논의가 시작된 이후 민선6기 제주도정도 지난 2017년 1월 행정체제개편위원회를 구성해 행정체제 개편을 논의했다.

하지만 시장직선제와 기초의회 부활 등을 중심으로 하는 행정체제 개편 논의는 정치권 입장차와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 지지부진한 헌법 개헌 논의 등으로 지난 2010년 첫 논의를 시작한 이후 10년째 '논의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번 4·15 총선에 나선 예비후보들 역시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서는 모든 후보가 동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후보들은 아직도 도민합의를 거쳐 최적의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거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 도민들이 자기결정권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방안 등 이미 도민사회가 10년 넘게 논의한 사항에 대한 재논의 필요성을 내놓고 있다.

총선 예비후보들은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10년 넘게 이어지는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물론, 구체적인 국회와 정부 설득 방안 및 제주특별법 개정 로드맵을 밝혀 유권자에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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