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 취재2팀 차장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 이른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WHO가 특정 감염병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한 것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H1N1) 확산 이후 11년만이다. 1948년 유엔 산하 기구 설립 기준으로 1968년 홍콩 독감, 2009년 신종 플루에 이은 사상 세번째 선언이다.

WHO는 감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감염병 경보단계를 1~6단계까지 나누는데, 팬데믹은 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경보 등급 가운데 최고 수준인 6단계를 말한다. 

팬데믹은 사람들이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은 새로운 질병이 예상 이상으로 전 세계에 퍼질 때 선포된다. 질병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졌는지가 팬데믹 여부를 가리는 기준이 된다. 다시 말해 특정 지역 안에서만 전파가 일어나고 다른 대륙에서는 유행하지 않는다면 팬데믹에 해당하지 않는다.

아직 팬데믹 선언에 대한 구체적 정의는 없지만 감염병이 특정 권역 창궐을 넘어 2개 대륙 이상으로 확산되면 선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HO가 팬데믹을 처음 선언한 1968년 홍콩에서 발병한 독감 바이러스는 아시아, 유럽, 북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퍼지면서 세계적으로 10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번째인 2009년 4월 미국과 멕시코에서 발병한 신종플루는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면서 1만8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전세계 124개국에서 감염자수가 15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5700여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감염자의 경우 중국 8만명, 이탈리아 2만명, 이란 1만명을 각각 넘어선 상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발병국에 문을 닫는 나라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SNS에 올린 글에서 "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이 더 이상의 확산을 막으면서 진화에 들어가려는 우리에게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입국 제한 조치에 치중하기 보다 국가 간 방역체계 공조와 협력을 강화하는 공동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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