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정책기획실장

올해 3월, 새 학기 시작은 예년과 매우 다르다. 어린이집, 유치원에 입학하는 어린 아이들부터 초·중·고 학생들까지 가슴 설레며 기다려왔던 3월이지만 올해는 신종 감염병 탓에 안타깝게도 설렘과 희망보다는 긴장과 염려 속에 시작되고 있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 때문에 비상(非常)이 일상(日常)이 되어버렸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생활필수품이 됐고, 특별한 일이 아니면 외출도 삼가고 있다. 여행을 비롯한 여가생활은 생각하지도 못하며, 외식은 물론 장보기도 꺼려져 온라인 구매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우리 사회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은 교육계도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학교가 집단생활이라는 취약점을 안고 있는 만큼 감염병에 대해 각별한 대처가 요구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런 연유로 이미 유치원을 비롯해 전국의 초·중·고 등 모든 학교가 개학을 3주간 연기했고, 어린이집도 휴원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난달 23일,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된 상황은 정부와 교육청, 학교에 보다 깊이 있고 체계적인 예방 및 관리 대책과 탄력적인 인력 운영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교육청은 기존 교육청 대책반 및 교육지원청 상황반을 '코로나19 대책 본부'로 격상하여 운영하고 있다. '심각' 단계에 맞게 규정에 얽매이지 않은 최고 수준의 대책을 통하여 학생들의 건강과 학교의 안전을 지켜나가고 있다.

세부적인 대책으로는 첫째, 교직원들의 건강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새 학년 준비를 위해 교직원들은 지난 2일부터 정상 출근하고 있으나, 교직원의 안전이 곧 학교의 안전이기에 코로나19 발병 지역과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에 머물렀던 교직원인 경우 자율 보호를 거친 뒤 출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둘째, 돌봄과 유치원 방과후 과정을 방역대책과 병행하면서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유치원 및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긴급돌봄을 실시하고 있다.  

셋째, 학교 현장의 방역 및 예방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특별방역을 실시하고, 예비비와 특별교부금을 투입해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방역 물품을 비축하여 학교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보건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에 대해서는 별도의 인력을 지원하거나 보건교사들이 순회 지원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 당분간 학교 현장 체험학습은 연기할 수 있도록 하였다. 

넷째,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안전을 지켜나가고 있다. 교육청 공공도서관과 외국어학습관, 과학탐구체험관이 휴관에 들어갔다. 학교 체육관과 시청각실 등도 대여가 금지됐다. 학원에 대해서도 휴원할 것을 권고하였으며, 아이들이 많이 출입하는 PC방 등 다중시설의 이용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러한 대책들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혐오가 아닌 과학적 논리에 근거한 이성적이고 침착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불어 교육가족과 학부모님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협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코로나19 발병 지역과 감염병 특별관리지역 등에서 체류한 정보들을 적극 공유해 주시기 바란다. 

우리에게는 그동안 많은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우리 교육청은 제주교육의 최우선 가치인 배려와 협력을 바탕으로 새 학기 학교 현장에 따뜻함을 꽃피워 나갈 것이다. 모든 역량을 다해 학교의 안전과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 이 과정 또한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한 교육과정의 사례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 갈 것이다.

끝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밤샘 근무도 마다하지 않는 모든 교육가족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계시는 도민과 제주감염병관리지원단 및 의료진들께도 진심으로 고마운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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