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반대 활동가가 최근 민간인 2명이 제주해군기지에서 해군기지 반대활동을 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민간인 2명 옆 가로수 근처에 남성으로 추정되는 3~4명(원안)이 서 있다. 사진=SNS 캡쳐.

SNS 공개 사진 속 활동가 등 2명 옆에 남성 3~4명 확인
민간인 서 있는 지점 부대 내부로 해군기지 관계자 추정

제주해군기지에 해군기지 반대 활동가 등이 부대 철조망을 끊고 부대에 무단 침입한 사건이 발생, 관련자에 대한 문책이 이뤄진 가운데 해군이 무단 침입 활동가의 '기념사진' 촬영을 방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반대활동가 A씨는 지난 8일 SNS에 "3월 7일 기지 안에 몇 사람이 들어갔나 봅니다"라는 글과 함께 반대 활동가 2명이 부대 내에서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A씨가 SNS를 통해 공개한 사진을 확인한 결과 '군사기지 없는 평화의 섬' '구럼비야 봄잠 잘 잔'이란 현수막을 들고 민간인 2명이 부대 안에 서 있다.

특히 민간인이 옆 가로수 근처에 3~4명의 남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서 있는 모습이 노출됐다.

해당 민간인이 사진을 찍은 지점이 부대 정문 위병소를 넘은 부대 내부로, 또 다른 민간인이 제주해군기지에 들어가 해군기지 반대 활동가들이 사진을 찍는 상황을 지켜보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민간인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군 관계자로 추정되고 있다.

게다가 해군이 당초 민간인 4명이 철조망을 절단했고, 이 가운데 2명이 부대 내로 진입했다고 발표한 것 등을 고려하면 부대 내부로 무단 침입한 민간인 2명의 모습을 제3자가 위병소 근처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에 노출된 남성 3~4명이 군 관계자로 확인될 경우 해군은 부대로 무단 침입한 민간인이 '기념 촬영'을 하는 동안 사실상 구경만 하고 있었고, 엄격히 제한되는 군 시설 사진 촬영도 방관한 셈으로,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해군측은 부대로 무단 침입한 민간인 옆에 있던 사람이 해군측 관계자인지, 민간인인지 등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민간인 4명은 지난 7일 오후 2시 13분께 제주기지 외곽에 설치된 미관형 철조망(펜스)을 절단했고, 이 가운데 2명은 기지 내부로 무단 침입한 사건(본보 2020년 3월 10일자 4면)이 발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합동검열을 진행해 경계작전 책임자인 제주기지 전대장(대령)을 보직해임하는 등 관련자를 문책(본보 2020년 3월 16일자 5면)했다. 윤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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