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성 서귀포지사장·논설위원실장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여가 공천 대상자를 확정하면서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돌입했다.

미래통합당이 지난 주 여론조사에 의한 100% 국민경선을 통해 제주시갑에 장성철 예비후보, 제주시을에 부상일 예비후보, 서귀포시에 강경필 예비후보를 공천 대상자로 결정했다. 

총선 후보·도의회 제안 잇따라 

이로써 제주시갑은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미래통합당 장성철, 민생당 양길현, 정의당 고병수, 자유공화당 문대탄, 국가혁명배당금당 배유진·홍나경, 무소속 박희수·김용철·임효준·현용식 예비후보의 구도로 짜여졌다.

또 제주시을은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미래통합당 부상일, 민중당 강은주, 국가혁명배당금당 김복순·서금석·전윤영, 한나라당 차주홍, 무소속 박선호 예비후보가 각축중이다.

서귀포시 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미래통합당 강경필, 국가혁명배당금당 이석주·문광삼. 국민새정당 박예수, 무소속 임형문 예비후보가 뛰고 있다. 국가혁명당을 제외한 모든 후보가 확정된 셈이다.

이들은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후 정책보도자료 등을 통해 각종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에서부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각종 대책 등 다양한 방안을 선보이고 있다.

매일 발표되는 이들 공약 가운데 '뜨거운 감자' 중에서도 가장 뜨겁다고 여겨지는 한라산 케이블카 또는 모노레일 설치가 눈에 띈다. 

양길현 예비후보는 "사회적 협동조합 형태의 도민향토기업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모델을 발굴하는 차원에서 한라산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며 "케이블카 설치로 장애인·노인·어린이 등 모든 사람이 한라산 경관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제주시갑에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경선에서 탈락, 불출마를 선언한 고경실 전 예비후보는 "통영·사천 등 여러 곳에서 관광시장 활성화와 세수 증대용으로 케이블카가 각광을 받고 있다"며 케이블카 설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일본과 중국, 호주, 유럽국가 등은 국립공원 안에 케이블카를 친환경적으로 설치,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김용철 예비후보는 한라산 케이블카의 대안으로 모노레일 설치를 제안했다. 그는 "5·16도로와 1100도로에서 정상까지의 최단거리를 이용하면서 기존 등반로를 폐쇄해 설치하자"는 방법론까지 내놓았다.

이에 앞서 원희룡 지사는 지난해 11월 20일 도의회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이경용 의원이 한라산에 모노레일 설치를 제안한데 대해 "현재도 모노레일이나 케이블카 설치를 요구하는 도민들이 많다"며 "한라산 모노레일이야말로 숙의형 공론조사나 주민투표 사항이라고 본다"고 답변, 논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물론 케이블카든, 모노레일이든 공론화가 시작되는 순간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반대운동이 격렬하게 벌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국내외 관광객 감소 등으로 인해 이미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침체상태에 빠진 제주경제는 인구 유입마저 줄면서 뭔가 돌파구가 시급한 형편임을 고려하면 논의를 마냥 미룰 일만은 아니다. 

특히 야경으로 유명한 여수해상케이블카나 제천 청풍호관광모노레일 등 전국에 산재한 케이블카와 모노레일들이 코로나19로 사람이 아예 이동을 자제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톡톡히 기여한 점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공론화 통해 종지부 찍었으면 

한라산 케이블카는 몇 십년전부터 거론만 돼왔을뿐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설치에 따른 장·단점을 토론하는 등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을 거쳐본 적이 없다. 

비록 지금까지는 환경보전론이 득세하면서 사실상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논의가 금기시돼온 반면 최근에는 고령화로 기계의 힘을 빌려서라도 한라산에 오르기를 바라는 인구가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도민 의견을 물어볼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해묵은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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