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관심이 코로나19로 쏠리면서 4·15 총선이 깜깜이선거로 치러질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적지 않다.

이번 선거가 정권 심판이냐, 야당 심판이냐로 갈리는 가운데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유권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는데다 각 후보 진영 역시 유권자와의 접촉 등 선거운동을 최소화하면서 선거 열기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자칫 투표율이 낮아져 선거 결과에 민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지 모른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와중에 최근 상대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논쟁이 벌어지면서 정치 불신에 따른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제주시갑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박희수 예비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예비후보의 부친이 4·3 당시 '대동청년단'의 서귀포시 표선면 단장을 맡아 양민 학살에 연관됐다며 연일 송 예비후보의 해명을 요구하며 몰아붙이고 있다.

이에 대해 4·3유족회 표선면지회장과 4·3전문가 2명이 도내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 예비후보의 주장을 반박하자 박 예비후보가 재반박하는 등 추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결국 송 예비후보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기회에 아버지의 행적을 파악해봤지만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며 "저의 출마를 계기로 4·3의 아픔을 덧나게 한 점에 대해 4·3 생존체험자와 유족, 도민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또는 지방선거 등 모든 선거에서 후보자를 검증하고 정책을 평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후보자의 부친이나 조부 등 가족의 행적까지 들춰내 선거운동 소재로 삼는 것이 득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각 후보는 소모적인 논쟁 대신 다양한 정책을 개발,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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